장진희 시편
철없는 위장
-장진희
밥때 되어
뱃속에서 꼬로록 소리 나는 거야
사람 짐승으로 태어났으니
탓할 게 없지만
이놈의 위장은
배 찼다 그만 신호에
개 주기도 어중간하니
딱 한 숟갈만 더
마저 먹었다고
언치어 끄윽끄윽 고생이란다
간밤에 나서 이슬에 큰 것도 아닌
몸뚱아리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넙죽넙죽 받아먹을 일이지
어쩌자고 이리 까탈이냐
마음은 천하호걸이건만
몸은 밴댕이 소갈딱지로구나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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