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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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의 새해
  • 닐숨 박춘식
  • 승인 2022.01.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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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의 귀향,  폼페오 바토니 작 (1773)
탕자의 귀향, 폼페오 바토니 작 (1773)

탕자의 새해

-닐숨 박춘식

 

‘새해를 새롭게’ 머리띠를
여든 해 넘게 둘렀지만
이제는 새해가 콩나물 대가리처럼 그것도
떡잎이 삐뚜로 벌어진 민대가리로 보이는데-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는 말씀 따라
저는, 돼지우리에서 울고 있는 탕자에게 갑니다
마음을 명주실처럼 꼬아
탕자의 눈물샘 틈새로 더 깊은 곳까지
비집고 낮게 낮게 내려갑니다

새 빛살 새 물살로 탕자를 새하얗게 씻은 후
뜨거운 심장을 바꾸어주시는
하느님의 옆모습을 가만 보며, 저는
탕자를 껴안다가 끝내 함께 끅끅거립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1월 3일 월요일)

* 에제키엘 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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