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일꾼 신문을 읽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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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 신문을 읽으시오!”
  • 도로시 데이
  • 승인 2016.08.0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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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의 <빵과 물고기> -2: 모든 이의 신문-3

<가톨릭일꾼> 신문에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한 기사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독자들이 156달러 50센트를 기부하였다고 알려주었다. 그돈은 내가 자유기고를 통해 번 돈과 함께 우리의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신문 배포에 관한 보고도 있었다. 신문들은 10부나 20부씩 묶음으로 전국에 우편으로 보내졌다. 돌란과 이간은 거리에서 신문을 팔았는데, 그들은 신문을 판 돈으로 그들의 “먹을 것과 담배”를 샀다. 그리고 나도 또한 “거리의 사람”을 대면하기 위하여 밖으로 나가는 큰 모험을 시작하였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것처럼

우리는 그해 여름 내내 이렇게 계속하였다. 불경기였고 일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얼마되지 않아 그룹이 되었고 임원들이 되었는데 계속 숫자가 늘어났다. 첫 번째로 우리의 신문을 파는 사람이 되었던 죠우 베네트는 아직까지도 우리와 함께 있었다. 얼마 안가서 매일 다리를 건너 뉴욕까지 왔고 이어 25블럭을 걸어 15번가까지 걷곤 했던 부룩클린의 윌리암스버그 지역에서 온 리투아니아 출신의 열일곱살난 스탠리 비쉬네프스키가 합류하였다. 그도 또한 신문을 팔았으며 심부름을 하였고 일자리를 찾으라는 재단사인 그의 아버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였다(스탠리는 그 이후로 쭉 우리와 함께 여전히 있다). 콜롬비아 대학에서 언론을 공부하며 맨하탄빌의 졸업생인 한 젊은 소녀도 또한 같은 시기에 우리에게 합류하였다.

또한 실직한 회계인 댄 어윈과 사람들에게 필요치 않은 물건을 팔고 있으면서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판매원인 프랭크 오도넬이 있었다. 그리고 키 큰 댄도 있었다. 나는 처음에 그가 왔을 때 괴로워하고 울부짖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지를 물었을 때, 그는 “나는 내 발을 물속에 담그고 싶어요”라고 호소했다. 그는 하루 종일 일자리를 찾기 위하여 거리를 걸어 다녔던 것이다. 그의 신발은 낡았고 발에 맞지도 않았으며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은 젖었고 쭈글쭈글 하였다.

나는 뜨거운 물을 담은 세숫대야를 가지고 왔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양말을 벗었는데, 그 양말엔 구멍이 많이 나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양말을 벗어서 그의 발을 뜨거운 물속으로 집어넣었는데 그는 환희가 넘쳐 고함을 쳤다. 나는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고나서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던 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뜨거운 물을 담은 대야와 비누와 수건들을 주는 것 이상을 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우리집에 들어오는 누구나 부엌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부엌방이 우리 모두를 수용할 수 없을 때엔 우리는 순서를 바꾸어 가며 먹었다). 그래서 큰 댄은 그날 밤에 머물게 되었다. 입안에 음식을 가득 담은 채 사이사이에 그는 부두가에 있는 방파제 주변에서 잤다고 말했다. 그는 그를 완벽하게 보호해 주려고 했던 여동생과 함께 머물기를 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고 그는 왕성한 식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버려진 깡통음식을 먹곤 하였다.

"보스들을 해고시켜라!"
“가톨릭일꾼 신문을 읽으시오!”

피터가 즐겨 하는 말 한가지는, 그리고 그날 밤 큰 댄에게 말했는데, “사람들은 항상 일자리를 찾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은 ‘보스들을 해고시켜라! 보스들을 해고시켜라!’”라는 것이었다.

이 말이 큰 댄을 매료시켰다. 그는 일자리를 구하며 거리를 걷고 있는 자신의 입장에 보스를 놓아보는 것을 좋아했다. 또한 그는 말할 것도 없이 좋은 사무실에 앉아있는 자신을 그려보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다만 보스들을 해고시키는 일로 소득을 얻고 있는 모습이었다. 피터 모린을 바라볼 때에 그의 눈은 번쩍번쩍 빛이 났다.

“보스는 고용자들에게 그 회사의 주식을 사라고 제안하고 노동자들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피터는 유쾌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 당시에 주식을 소유한 사람이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말놀이를 좋아했는데, 비록 다른 사람을 웃기는데엔 종종 실패했지만 자신의 위트에 스스로 웃곤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것에 긍지를 가지게 하는 그 생각은 댄의 어깨를 활짝 펴주게 하였다. 그는 다음날 아침 일찍 유니온 광장에서 팔기 위하여 한 묶음의 신문을 가지러 돌아왔다. 그는 이제 행인들과 부딪치며 길모퉁이에 서 있어야 할 이유를 갖게 된 것이었다.

<매일노동자> 신문 판매원이 “매일노동자신문을 읽으시오”라고 큰소리로 외칠 때에 큰 댄은 “가톨릭일꾼 신문을 읽으시오!”라고 되받아서 외쳤다. 그는 큰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렇게 외칠 때에 그는 목소리를 쓸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이 저항 할 수 없는 웃는 얼굴이었다. 그는 많은 신문을 팔았으며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었다. 14번가에서 신문을 파는 것 이외에도 그는 번화가에서 신문을 파는 모험을 했는데, 매이시 앞에서나 31번가의 아씨시의 성 프란시치스코 성당 앞에서도 팔았다. 한번은 정오 미사를 보고 돌아오는 나를 그가 보고서 “가톨릭일꾼신문을 읽으세요! 매 페이지마다 로맨스가 있습니다!”라고 고함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때에는 “가톨릭일꾼을 읽으세요! 그리고 여기 편집자가 옵니다”라고 소리 질렀다.

우리 그룹에 합류한 메리 쉬한이라는 한 실직한 소녀도 또한 가벼운 농담을 곧잘 하였다. 그녀는 길모퉁이에서 만나는 사람을 감미롭게 하였으며 신문을 팔면서 가장 날카로운 위트를 하였다. 한번은 한 공산당원이 “나는 너희들의 추기경을 알고있어! 그는 매주 토요일 밤에 그의 집사와 함께 술에 취하지”라고 그녀를 조롱하였다. 메리는 “그가 얼마나 민주적인지 보여주지 않아요!”라고 되받아쳤다.

이런 종류의 농담이 계속되자 피터는 처음에는 약간 당황해 하였다. 그리고 그는 움추리게 되었다. “너무 많은 허튼소리, 너무 많은 농담”이라고 그는 말하곤 하였다. 사무실이 시끄러워지면, 그는 그의 말에 귀기울이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 유니온 광장으로 가서 어슬렁거렸다.

사진=한상봉

유토피아를 위한 한 주장

그해 여름에 피터는 마치 하느님의 음유시인처럼 예술적 정취로 그의 역할을 실행하였다. 저녁을 먹는 동안 그는 말하였으며(오히려 노래를 불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쉬운 글들은 우리의 식사에 멋진 반주가 되었다.

그 쉬운글들 중 하나이며 나중에 우리 신문에 인쇄된 “유토피아를 위한 한 주장”은 특히 오늘날에 타당한 내용이다:

만일 사람들이 더 착해지려고 노력했다면
세계는 더 풍요로워 질 것이다.
또한 만일 사람들이 더 풍요로워 지려고 노력하는 것을 멈춘다면
사람들은 더 착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이가 부유해지려고 노력할 때,
아무도 부유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이가 더 착해지려고 노력 할 때
모든 사람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아무도 부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부유해질 것이다.
또한 모든 이가 가장 가난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가 다른 이웃에게 원하는 대로 스스로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모든 사람은 그가 되어야 하는 모습대로 될 것이다.

피터는 미라보가 말한 생존의 세 가지 방법 즉 구걸, 도둑질 그리고 노동에 대하여 줄곧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둑질은 하느님의 법과 사람의 법 둘 다에 반대된다. 구걸은 사람의 법에는 반대되나 하느님의 법에 반대되지 않는다. 다른 한편 노동은 하느님의 법에도 그리고 인간의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그의 음성은 고조되었는데, 왜냐하면 이것은 피터에겐 나팔소리 같은 하느님의 부르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임금이 없다. 글쎄 사람들은 임금을 받기 위하여 일을 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봉사를 선물로 제공 할 수도 있다.”

받아들이기 힘겨운 '임금 없이 일하기'

처음에 큰 댄은 경악하며 피터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피터에 대한 우리의 존경스러운 태도를 보자 그는 먹었으며, 내가 생각하기에 피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못마땅해했지만, 자신의 삶의 일부로 만들 정도로 자주 피터의 생각들을 들었다. 큰 댄은 임금없이 노동한다는 생각을 결코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거리에서 신문을 파는 것에서 생기는 작은 수입은 그에겐 꽤 많은 것을 의미하였다. 그는 여동생에게 그가 숙식을 해결하려고 일하고 있다는 것을 말 할 수 있었으며, 또한 그는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리는 약간의 동전도 가지게 된 것이다.

“임금 없이 일하기!” 이 말은 사람들을 달아나게 하는, 그들의 어깨를 움추리게 만드는 말이었다. 이 말은 얼마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인가! 우리들 중의 그 누구도 우리의 태도 속에 얼마나 많은 계급투쟁의 감정이 있었으며, 모든 이가 노동자의 몫을 탈취하려 하고 노동자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한다고 쉽게 생각하고 있었고 또 엄청난 회한이 있었는지 깨닫지 못하였다.

“피터가 고통스럽고 참을성 있게 가르친 것은 얼마나 영감을 많이 받은 태도였던가! 반면에 그 가르침 중에서 우리가 받아들인 것은 얼마나 적었던가!” 라고 지금까지도 나는 자주 생각하고 있다. 피터는 미쉬킨 왕자인 알로이샤의 단순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주는 것을 감사하게 받았으며 해야할 많은 일들을 발견했고 항상 가장 미소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섬겼다.


[<빵과 물고기>는 미국 메리놀선교회 출판사인 올비스사에서 1997년에 발간된 Dorothy Day의 <Loaves and Fishes>(빵과 물고기)를 '참사람되어'에서 2000년 3월호에 번역한 것입니다. 도로시 데이가 이 책을 쓴 것은 1963년으로, 가톨릭일꾼공동체 운동이 시작된 지 30년만에 운동의 시작과 일꾼들의 삶을 간결하고도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으며 운동의 입장과 신앙과의 통합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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