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 시편
겨울 나무
-장진희
비탈에 서 있는
헐벗은 나무
추위를 몰고 오는
세찬 바람 맞고 있다
가까이 가보면
나무는 어느새
잔가지마다 움을 지어 놓고 있다
잎 트는 움
꽃 트는 움
봄과의 약속
철석 같은 약속
겨울 숲에 봄 숨어 있으니
겨울 산에 봄 퍼져 있으니
나는 춥지 않아라
저 움 속에
내 봄도 묻어두었으니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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