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 아이젠버그 “예수는 노숙자였다”
상태바
프리츠 아이젠버그 “예수는 노숙자였다”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21.10.18 0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퀘이커 교도 예술가, 가톨릭일꾼 목판화가

“조지 폭스(George Fox)가 말했듯이, 나의 연민이 평화 문제에 대한 인식에 조금이라도 기여해왔기를 소망한다...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신이 있다’는 말은 삶의 신성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인간은 어떤 전쟁이나 폭력도 행해서는 안 된다.”

Fritz Eichenberg
Fritz Eichenberg

아이젠버그는 1901년 10월 24일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예술가가 되기 위한 정규 교육을 받았으며,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로 목판화를 선택하였다. 그는 콜비츠(Kollwitz), 도미에(Daumier), 고야(Goya)처럼 도덕적 사회적 신념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부은 예술가들을 존경하였다.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을 때 프리츠 아이젠버그(Fritz Eichenberg, 1901-1990)는 현대 목판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브론테 자매 등 고전 문학작품의 삽화가로 유명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전시되었다. 하지만 도로시 데이(Dorothy Day)와 가톨릭일꾼(the Catholic Workter)과 연대하면서 다른 지지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 서부 석탄 광부의 집이나 캘리포니아 농장 노동자들의 판자집 벽에 바른 빛바랜 신문지에서도 그의 목판화들을 볼 수 있다. 100점 이상의 작품들 속에서 편집인으로써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소통을 위해 투쟁했다.

유대인이었던 아이젠버그는 독일에 살면서 히틀러가 세력을 확장하자 1933년에 가족들과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1938년 아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정신쇠약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후 퀘이커로 개종하여 위안을 얻는다. 퀘이커 교회의 단순함과 고요함, 평화로운 왕국(the Peaceable Kingdom)에 대한 탐구,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신이 있다.”는 조지 폭스의 선언에 담긴 신념은 매력적이었다.

1949년 <가톨릭일꾼>의 평화주의자 편집인이었던 도로시 데이와 만나면서 프리츠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후 러시아 고전문학의 삽화가로 명성을 얻게 되는데, 이는 도로시 데이와 함께 했던 열정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영혼의 교감을 느꼈고 <가톨릭일꾼>에 작품을 실어달라는 요구에 기꺼이 응했다. 데이는 그의 작품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신문 기사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톨릭일꾼의 정신을 전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다. 자선 행위와 평화의 실천을 강조하는 <가톨릭일꾼> 신문에서 아이젠버그는 자신의 영적 도덕적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톨릭일꾼>에 게재한 아이젠버그의 첫 번째 작품은 성인들의 판화였다. 성 베네딕트, 십자가의 성 요한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등 그가 묘사한 성인들은 살과 피를 가진 남성과 여성으로 묘사되었으며, 당대에 예수님을 따르기 위한 투쟁에 온전히 헌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판화를 보는 이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성인들과 같은 행동하라고 격려한다. 이후 에큐메니컬 퍼레이드에 다른 성인들이 함께 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톨스토이, 에라스무스, 마하트마 간디, 토머스 머튼, 세자르 차베스, 란자 델 바스토 같은 현대의 영웅들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가장 아프고도 강렬한 이미지는 예수님의 생애를 그린 판화 작품들이다. 전쟁터나 도시 빈민가에 누워있는 예수의 탄생 판화, 시민권 투쟁의 최절정기에 그려진 십자가에 달리신 흑인 예수, 그리고 잊을 수 없는 피에타까지. 피에타에서 그는 예수님의 인간성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친밀함도 표현하였다. 이 판화에선 가난한 노동자와 난민, 소외된 자들과 재소자들이 여느 평범한 세상과 하나가 되어 등장한다.

 

가장 성공한 두 작품은 <가톨릭 일꾼>에 실린 세상 가운데 사시는 예수님 일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구호라인의 그리스도>(Christ of the Breadline, 1953)는 누더기를 입은 남성과 여성이 빵 배급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가톨릭일꾼 환대의 집 앞에서 매일 생기는 대기줄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굶주린 사람들 가운데 차례를 기다리는 예수님의 분명한 검은 실루엣을 보여준다.

비슷하게 <노숙자 가운데 계신 예수님> (Christ of the Homeless, 1982)에서도 추운 밤 꼭 붙어있는 노숙자 두 사람 사이에 웅크려 앉아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나타냈다. 아이젠버그는 가톨릭일꾼의 주요한 사상과 자선 활동에 대한 헌신을 묘사했다. 즉, 예수님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며, 우리는 예수님께 하듯이 가난한 이들을 대해야 한다는 신념을 그렸다.

그의 작품들은 자신의 영혼과 자신이 살기 원했던 이상들을 정직하게 반영한다. 그는 가톨릭일꾼 환대의 집에서 공동생활을 할 만큼 준비되지 않았다는 데 늘 부끄러워했다. 자신이 존경했던 젊은 평화활동가들(peace-makers)처럼 양심에 따라 감옥에 가지 못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대한 열정적인 비전을 알리고자 노력했으며 삶의 신성함을 확신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영향력을 미치기를 꿈꿨다. 이런 면에서 도로시 데이가 자주 인용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말로 그를 정의할 수 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프리츠 아이젠버그는 1990년 11월 30일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출처] <모든 성인-우리시대를 위한 성인, 예언자, 증인들>(All Saints), Robert Ellsberg, crossroad, 1997
[번역] 임선영 아우구스타

종이신문 <가톨릭일꾼>(무료) 정기구독 신청하기 
http://www.catholicworker.kr/com/kd.htm

도로시데이영성센터-가톨릭일꾼 후원하기
https://v3.ngocms.co.kr/system/member_signup/join_option_select_03.html?id=hva8204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