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 시편
역시 구들방이다.
동산에 달 떠오를 때
장터에서 돌아오자마자
장작 몇 개 밀어넣어 두었더니
씻고 밥 먹는 사이
구들장이 잘 데워지기 시작해
하룻내 장터에서 오골오골 떨던 몸이
자글자글 녹는다.
노골노골 풀어진다.
하루하루 땔감을 구하리라.
산에 가서
부러진 가지,
지난 여름 태풍에 쓰러진 나무
톱으로 잘라다.
겨울날 몸 뎁히는 일이
세상 무엇보다 중한
그 마음의 감각을 되살리리라.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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