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코와 돼지 눈
-닐숨 박춘식
외국 어느 TV에 나타난
돼지코에 놀라
한참 그 화면을 되살리며 생각합니다
돼지 농장 주인마님은
새끼 티를 벗어난 황색 돼지의 코를 만지작거리며
애무하듯 코끝을 살짝 움켜쥐기도 합니다
마님을 바라보는 돼지의 눈은
차렷 자세로
감사와 사랑을 발사하듯이 보입니다
‘너도 하느님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데 -’
천사의 말이 들릴 정도의 진동으로
제 마음이
돼지코 앞에서 ‘차렷’합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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