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화분들이 아파트 화단 후미진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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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화분들이 아파트 화단 후미진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 이선
  • 승인 2021.09.2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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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펜그림
들꽃 화분. 이선. 400*300mm. 종이에 펜

 

버려진 화분들이 아파트 화단 후미진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화려했던 지난날을 자랑합니다. 대나무야자 화분, 팔손이 화분, 사과나무 분재화분, 난초 화분, 장미 화분...

아담한 관상용 나무와 향긋한 화초를 품고 실내와 정원을 화사하게 꾸미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밀려오는 슬픔과 끝없는 기다림을 탁탁 털어내고 새 삶을 맞이해야 합니다.

숲으로, 들판으로 달려갑니다. 숲의 흙을 담고 싱그러운 들꽃들을 품습니다. 머위꽃, 노루귀, 해국, 뱀딸기, 참나리, 조팽이.

찬란한 들꽃 화분으로 환생해 청초한 들꽃 향기를 도시에 풍깁니다.

 

이선 李線 프란치스카
서강미술가회 전시 참여작가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하고
부르시는 성모님과 동행하는
펜 그림 작가.
<왜 그토록 사랑했을까>(바른북스, 2019)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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