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데이 " 나는 박수를 받으려고 이 일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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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 " 나는 박수를 받으려고 이 일을 하는가?"
  • 로버트 콜스
  • 승인 2021.09.0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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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콜스의 [DOROTHY DAY, A RADICAL DEVOTION]

“공동생활”이라는 구절이 도로시 데이의 흥미를 돋구었다. 그는 공동이라는 말의 두 가지 뜻을 사랑했는데, 하나는 보통의 생활 안에서 또 하나는 나눔의 행위가 지닌 의미였다. 그는 한때 유명인사가 되기를 추구했는데, 자기확신을 갖고 작가로서, 세속의 지식인으로서 살지만 깊은 수도적 삶을 선호하고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지내는 자신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점차 그의 일로서, 살아가는 방식 때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조용한 유명인사가 되었고 많이 알려졌으며 방문을 많이 받고, 자신과 비슷한 세대 뿐만아니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도로시 데이는 이런 결과에 대해 성찰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저널리스트이고, 그것이 선을 위한 것이기를 바랍니다. 아직껏 ‘낡은 아담’이 내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죠지 엘리오트의 그 구절이 여성인 경우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낡은 이브’가 아직도 내 안에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싸워야 할 싸움이 있고 세상이 주목할 때에 나는 아직도 흥분합니다. 나는 아직도 밤늦게까지 깨어서 어떤 것을 가장 잘 표현하는 길이 무엇일까 궁리합니다. 그렇게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사람들, ­작가들과 정치인들­이 이곳에 와서 우리가 하는 일을 배우기를 원할 때, 내 한쪽 구석에서는 감명을 받습니다. 난 피가 더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그들과 타협할 준비가, 타협 그 이상까지 나갈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피터의 충고가 내 머리 속에, 그의 사고방식이 내 머리 속에 살아 있지요: 그들을 가르치시오, 아니면 그가 표현하듯이 ‘그들에게 우리 생각을 전하시오’ 그러면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우리가 하는 일을 똑같이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우리 생각을 ‘주입하다’ 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가르치라'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참으로 기억하고 느끼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만일 부유하고 권력 있으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회심한다면 그건 좋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아마 하느님의 은총이 그들에게 부어졌다고 말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되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는 참으로 좋은 일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나는 그때 그의 말에 확신을 가질 수 없었으며 지금도 그렇게 확신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자만심, 허영심이 소위 중요한 사람들의 이익에 응답합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하기를 우리가 교회 안에서 중요하게 되어가고 힘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교종이 우리에게 감탄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내가 언젠가 성인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난 그런 말들을 듣고 대부분 슬픔을 느낍니다.

난 방으로 가서 읽습니다. 성서를 꺼내어 읽든가 소설을 읽습니다. 아니면 앉아서 우리공동체의 어떤 사람,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만일 내가 죄 가운데 가장 최악의 죄인 자만심으로부터 참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런 말을 듣고 힘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금방 잊어버리고 내 일을 계속 할 것입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내 온 힘을 다해 돕기 위하여 이곳에 있습니다. ­ 이 환대의 집, 이곳의 우리 공동체를 돕기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박수를 치거나 헐뜯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지기 위하여 이곳에서 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들의 운동은 점점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있네요,’ 한 오랜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즉시 그에게 대답했습니다. ‘자 봐요, 이건 내 운동이 아닙니다, 그리고 누가 우리를 인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하느님입니까? 악마가 가진 수많은 요원들입니까?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입니까?’

그 친구는 내가 너무 방어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난 늘 어떤 성공이 우리의 몰락의 징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 이곳에서 살기로 선택한 우리들은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힘있는 사람들의 혼란과 산만한 모습들은 우리가 그들의 번쩍이는 겉모습에 눈이 멀지 말라는 어떤 경고이어야 합니다

이 작은 연설로 말을 마쳤을 때 그는 오른쪽 탁자 위에 있던 안경을 썼다. 그가 안경을 집으려고 몸을 움직였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그가 한동안 안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안경을 제대로 쓰고 나니까 그는 더 날카롭고 예리하게 보였다. 확실히 반짝이는 것들 때문에 눈을 감지 않고 전혀 흔들릴 것 같지 않은 모습으로 보였다.

아직도 나는 환대의 집에서 사는 다양한 삶의 더 어두운 측면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글과 대화 속에서 그는 자신의 성급하고 이기적인 순간들, 또한 자신과 딸을 멀어지게 했던 선입견에 대해 확인하였다. 환대의 집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전통적인 가족과 전통적인 환경이 갖는 혜택들을 지지하기 위하여 훈련된 아동정신과 의사로서 나는 매일 알콜 중독자와 우울한 사람들, 불안정한 사람들, 균형이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보고 있는 한 작은 소녀를 생각하며 걱정하게 되었다. 다른 한편, 환대의 집에는 따뜻한 대가족의 가능성도 있다. 또한 우리 미국의 전통적인 도시 근교에 사는 안락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가족들 사이에서 어려운 유년시절과 정신적인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다.

때때로 도시의 교외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타말의 어린 시절에 대해 도로시 데이가 <긴 외로움>에서 표현한 것을 생각한다. 그는 “공동체에서 자라나는 것”이 아마도 그의 딸에게 심리적인 위험이나 부담을 가져다주지 않았던 것 같다고 결론을 지었다. 친구들, 사제들과 수사들, 수녀들, 이상적인 젊은이들, 이들 모두가 도로시와 타말을 사랑했고 그들에게 계속 힘을 실어주었다. 사람들은 타말에게 가족 같은 사랑을 풍부하게 주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혹은 그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우리처럼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 그래서 우리와 아이들의 삶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원출처] <DOROTHY DAY, A RADICAL DEVOTION>, Robert Coles, 1987
[번역문 출처] <도로시 데이, 뿌리로부터 온전히 살다>(<참사람되어>2002, 7월호)

로버트 콜스(Robert Coles)
하버드 의과대학의 정신의학과 및 사회윤리학과 명예교수. 청소년 문제 상담 전문가로 활동해 왔으며, 50여 권이 넘는 책을 집필한 작가. 1973년 미국의 다양한 계층과 인종의 아이들을 직접 취재하고 분석한 <위기의 아이들>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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