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영(靈)은
-닐숨 박춘식
순교자들은
보이지 않는 영원을 품에 안고
산골 교우촌을 도우며 묵주구슬로 다닙니다
엄청 외로운 영(靈)으로 기도하지만
어느 날 칼날이 목덜미를 휙 지나갈 때
‘천주님 저를 받아주소서’
마지막 기도는 새 붉은 선혈로 변하고
흙바닥은 그날 그 기도를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회오리바람에 하늘로 올라간 엘리야*와 달리
순교자의 영(靈)은 곧바로
수직 무지개로 솟구쳐
새로운 청청 하늘로 피어오릅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8월 30일)
* 열왕기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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