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희 시편
호우경보
-장진희
배따지 따땃하게 살았느냐
느끼해졌느냐
비바람 몰아치는 날
길을 나서라
앞이 안 보이게 쏟아지는 비
깨벗고 춤추는
바다가 보이느냐
섬은 하늘과 몸을 섞고
바다는 그리운 뭍과 몸을 섞는
오늘은 칠월칠석
뭍에서 쏟아지는 황토 젖물
꿀꺽꿀꺽 들이켜는
갓난 바다
하늘과 바다와 섬과 산과 황토와 목숨이
뒤섞이는 날
그리움이 해갈되는 날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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