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장미 수국
-닐숨 박춘식
너의 이름이 뭐냐
- 장미 수국입니다
상큼하고 예쁘구나, 근데
어찌 오만함이 한구석도 안 보이느냐
- 늘 하늘만 바라보니까요
지금 내가 허리 굽혀 하늘을 가리고 있는데도
- 아니에요
뭐, 뭐라고?
- 큰 하늘 밑에, 수수 알갱이처럼 보이네요
시인은 수박 같은 돋보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장미 수국 아래 흙바닥을 두 손으로 다독입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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