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여성들을 위한 마리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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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여성들을 위한 마리아의 집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21.06.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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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추방에 관한 성찰

사람의 심리 깊숙한 곳에는, 인간의 신비한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추방이 있어왔다. 추방에 이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이 떠 오른다. 추방, 아담이 낙원에서 쫓겨난 이 분열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다양한 현실이 전개되었다. 추방은 영원의 끝이다. 그리고 순간의 상속이다. 그것은 순진함의 상실이다. 추방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발가벗음을 인식한다. 추방 역시 죽음을 시험하는 시기이다.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가혹한 관계가 시작되고 따라서 두려움의 진수가 바로 추방이다. 추방은 가정의 안전함, 그리고 자리의 상실이다. 그것은 영원한 방황의 시작이다.

추방은 이브의 축출이며 고통과 단죄의 출현이다. 추방은 다름, 분리, 불신의 안식이다. 추방, 그 뿌리에는 신체적이며 심리적인 생존을 위한 투쟁이 있으며 인간과 본능 사이의 분별을 요구하게 된다. 추방은 이제 정복하려는 욕구와 위험을 무릅쓰는 폭력의 손에 매어 있는 신세가 된다. 추방은 환각과 권능의 끝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불확실과 위험, 어둠의 세계로 밀려나는 것이다. 그리고 칼을 든 세라핌 천사가 없어져도, 추방은 외로움의 시작인 것이다.

 

사진=한상봉
사진=한상봉

 

2월 25일

버림받은 여성들을 위한 집으로 일꾼 공동체가 계획하고 있는 집의 이름은 마리아의 집이라고 불리울 것이다. 마이클이 그 집으로 사용할 옛 음악학교 건물을 밤에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그 일을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 주일 안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마리아의 집은 1번가의 이 집에서 약 두 블록 떨어진 곳 동3번가에 자리하고 있다. 큰 빌딩으로 4층짜리이다. 11만불을 주고 샀는데 한 수도원이 전액을 기부하였다. 그런데 수리하는데 4건물을 산 액수만큼 들어갈 것이다. 어디서 그 돈을 마련한다? 나는 마이클에게 물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마련될 수 있을 겁니다”.

내 방은 3층에 있다 페인트 칠은 벗겨지고 벽에도 금이 가 있지만 몇 개의 그림엽서를 적당한 자리에 붙이면 침대와 함께 나에게는 낙원이 될 것이다.

8만부의 <가톨릭 일꾼> 신문이 오늘 발송작업을 위해 배달되었다. 한 뭉치에 250부씩 묶여져 있다. 신문은 2층으로 배달된다(운반차를 하루 세내었다). 운반차가 신문을 2층벽 줄 그은 데까지 실어 올리면 사람들이 뭉치들을 줄로 서서 받는다. 일은 피곤하다. 봉사자 뿐만 아니라 집안에 있는 손님들마저 동원된다. 때로 식사를 마친 바우어리 사람들도 합류한다.

신문 발송 작업은 집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그룹으로서 하게 되는 몇 가지 안 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사람들이 지치고 작업대에서 빠져나가면 구멍이 생기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큰 짐이 된다. 특히 윗층에 있는 다음 당번에게 신문을 나를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1층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무도 강제로 도와 달라고 하지 않는다. 항상 개인적인 자발성이 요구될 뿐이다. 아주 부드러운 설득도 허용되지 않는다.

에밀리는 새로 온 봉사자이다. 그는 나보다 몇 살 더 위인데 똑똑하고 짧은 기간 동안 있었지만 집안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 부모가 코네티컷 주에 살고 있어 3일 동안 나를 초대하였다. 오랜만에 푹 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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