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으로 내려오신 성령님
상태바
불꽃으로 내려오신 성령님
  • 닐숨 박춘식
  • 승인 2021.05.24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불꽃으로 내려오신 성령님

-닐숨 박춘식


대충 10여 년 전, 성령 강림 대축일에
어느 교구 천주교 문학 작품집을 사서 펴 봅니다
주교의 시가 보이고 다음 장을 넘기니
신부의 시, 또 한 장 넘기자 수녀 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신자 시인들은 ‘가나다라’로 조용합니다
천 년 전통과 서열에 꾹 눌려 소리 안 나게 덮었습니다
그러고 몇 해 지나
다른 교구의 문학 작품집을 조심 열어봅니다
신부 수사 수녀 작품이 '가나다라' 속에 있었고
작품 끝에 수녀 신부라는 괄호 글자가 보여 놀랐습니다
10여 년 전 시집은
불꽃 모양 혀로 내려오신 성령님의 뜨거움이겠지요
그 다음 시집은 흐르는 물결의 성령님이 편집했겠지요
그런데 어느 분이
저에게 편집 맡기면 어떻게 하겠는지 묻기에, 즉시
‘작품 도착 순서로! 바람 성령님으로!’ 하고 말했습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1년 5월 24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