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무주진안 쪽으로 귀농해서 이웃으로 살았던 권영덕.
뽄때를 보여주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술동무.
뭔 뽄때?
농사 뽄때, 술 뽄때, 시 뽄때가 그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인디...
통 시 뽄때를 보여주질 않아,
약 올릴 겸 시 좀 쓰라고,
시를 쓰는 족족 문자 메세지로 보냈더니,
오늘은 낮부터 한잔 걸치고 전화를 걸어왔다.
"뭔놈의 시를 그라고 싸질러대는겨? 시 똥이여? 설사여?"
그래서 답하기를
"그대는 시 변비잖어~"
"그랴, 한 놈은 시 설사, 또 한 놈은 시 변비다."
오늘은 저 '시 변비' 동무 동네에서 또 다른 동무가 왔다.
남원으로.
내일이 동학혁명기념일이라 동학성지에 가보자 했다.
남원 교룡산성과 선국사, 은적암터를 돌아보고
수운 선생이 올라 칼노래를 부르며 춤추었다는 교룡산 정상에 올랐다.
그 자리는 송신탑이, 왜놈들이 박았던 쇠말뚝보다도 훨씬 거대하게 쌍으로 차지하고 있었다.
남원 외곽도로에서 올라와 종일 꽉 들어차 있는 소음...을 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앉아,
우리는 지금도 혁명을 꿈꾼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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