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하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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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21.03.0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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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월 4,5,6일

1월 4일

평화로운 날이다. 루이스와 나는 이층에서 한참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제 겨우 그가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또 마음만 먹으면 그가 얼마나 신중할 수 있는지 느끼고 있다. 그의 겉모습이 거칠게 보이는 것은 단순히 얼굴 때문일까? 우리 식대로 우리는 친구가 되어 가고 있었다.

3층에 사는 노인네인 헬렌은 매일 층계를 걸레질한다. 그 여자는 대단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레이도 오늘은 친절하다. 내가 차를 지나치게 끓이는 것을 보고도 점잖게 타일렀다. 우린 둘다 내 부주의함에 웃음을 터뜨렸다.

1월 5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는 소돔과 고모라를 묘사하고 있는 그림이 있다. 롯과 그의 아이들이 도망쳐나와 산 위에서 불길에 휩싸인 도시를 보고 있다.

 

1월 6일

어제 제프가 자기가 쓰고 있는 글을 가져와 내 의견을 물었다. 그 글은 연방세에 대한 것으로 이 세금들이 어떻게든 군사비에 쓰여지고 있으며 결국은 전쟁과 무죄한 이들의 죽음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무력화와 살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러므로 세금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나는 글이 잘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딱딱하게 쓰지 않고 정신을 차리라는 부드러운 호소를 하고 있었다.

오늘 제프는 그 글을 500부 복사해 갖고 와서 그와 함께 조세청 앞에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자고 청했다. 퍼킨스는 60년대 초기에는 가톨릭 일꾼 운동이 사회적인 항의를 많이 했으나 요즘 와서는 매일 일상사에 빠져 있다는 설명을 했다. 샤론은 오후에 집을 봐야 했으며 또 내가 어제 제프를 격려했기 때문에 그의 항의를 돕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조세청 건물 앞에 당도하였다. 제프가 반을 나에게 주었고 우린 갈라졌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 글을 나누어 주었다. 나누어 주면서 나는 연방세를 내지 말라고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아마도 법에 어긋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였다. 제프를 생각해서 그냥 이 일을 시작했지만, 한 경찰관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그곳에 내가 있고 싶은지 잘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 경관을 만나 본 적이 한번도 없었고 또 처음으로 그의 힘과 나의 나약함을 느꼈다.

우리에게 봉사하라고 세금을 내는 이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이 갖게 되는 힘을 나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민권운동 시위자들과 반전쟁운동가들은 이 사실을 시카고에서 알아차렸다. 나는 그저 텔레비전에서 그것도 현실 상황과 형편없이 멀리 떨어진 채 이런 사건들을 접해 왔다. 다행히도 그 경찰관은 지나가 버렸고 나도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 주었다. 사건 자체는 작은 것이었으나 나에게 분명한 깨달음을 준 순간이었다. 반대하여 일어서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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