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구절을 크게 읽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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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구절을 크게 읽으라고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21.02.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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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12월 30일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다. 가톨릭일꾼 공동체는 집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집이 되고 있다. 이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매일 오후 4시쯤이면 와서 저녁을 먹고 8시쯤에 떠난다.

로지엔느는 40대 중반인데 옷과 수천 가지 물건들을 실은 카터를 끌고 다닌다. 집이 없고 아마도 어느 집 문가에서 자는 것 같다. 영어를 말하지만 능란하지는 못하다. 로지엔느는 친절하고 사랑스럽다. 떠날때면 우리들에게 항상 잘자라는 키스를 한다.

죠셉은 50대이고 5피트 가량의 키에 땅딸막하고 농부같은 모습이다. 러시아, 독일, 폴란드 말을 섞어서 하지만 “성경을 읽으라”는 말 이외에는 영어를 하지 못한다. 참다운 프란치스코의 단순함으로 죠셉은 가톨릭일꾼 집의 쓰레기(아마도 한 밤에 약 150 파운드 정도의 무게가 될)를 끌고 열 블럭 떨어진 공원에 가서 비둘기에게 먹인다.

그는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성경구절을 크게 읽으라고 못살게 군다. 그리고 자신은 러시아 성경에서 똑같은 구절을 읽는다. 그런 뒤에 다시 또 사람들에게 성경을 읽으라고 요구한다. 새로 오는 사람은 그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하루 종일 성경을 읽고 있어야 할 판이다!

폴은 70대의 나이이고 5피트가 채 안되는 키에 아름답고 긴 회색 수염을(대부분은 이가 우글거린다) 갖고 있다. 그는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뉴욕의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그리고 로지엔느나 죠셉처럼 가족이나 집이 없다. 그러나 두 나라 말을 유창하게 하고 노쇠한 편이다. 폴은 뉴욕시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자며 때때로 전날 밤 매를 맞은 흔적을 갖고 가톨릭일꾼 집에 나타난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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