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둔사 1
-장진희
어차피 올 봄이
마중간다고
서둘러 올까
해 지고
해 뜨고
해 지고
해 뜨고
푸른 새벽 동쪽 하늘
만 목숨 보채는 통에
성가셔서 해 밀어줄까
해 꼬리 수평선 너머 꼴깍 넘어가도
붉은 노을 어둠에 잠기도록 지켜보는
겨울 가고
봄 오고
또 겨울 가고
봄
발싸심 하는
섣달 매화
금둔사 2
-장진희
섣달 열하루
비 맞는
아직 몽글몽글
납월매
몽우리
꽃 없다
돌아서는
돌담
가득
매화향
숨 깊이 놀라워라
거년의 향기인가
채곡채곡 쟁여진
세월 속 향기인가
용궁 마애불
마애 만불상 지나
아하,
홍매화 댓 송이
겨울 깊이 박힌 향기
숨막힌 기다림
내쉬는 숨마다 천리를 가는가
천년 세월 서 있는
삼층석탑
곁에
천년 마애불
젖은
저녁종소리
목탁소리
기이한 가락
법당에
노스님 홀로 드리는
저녁 예불
염불 목청 맑디맑아
선물처럼 고이는 눈물
염불하는 노스님
백팔배하는 환갑 보살
겨울비 맞는 저녁
금둔사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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