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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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의 마을
  • 한상봉 편집장
  • 승인 2021.01.23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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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의 오늘생각 2020.12.27.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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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양 산위의 마을에서 봉헌된 예수살이공동체 2020년 송년미사 영상을 오늘 보았습니다. 예수살이를 생각하면 기쁨, 투신. 가난 등의 단어들이 생각납니다.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자는 게 예수살이의 슬로건인데, 그 비현실성 때문에 더 빛나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가능한 것을 희망하는 자에겐 신앙이 필요 없겠죠. 우리는 불가능한 것을 희망하기에, 그 희망은 하느님 안에서만 성취될 수 있다고 믿기에 신앙을 귀하게 여깁니다.

2. 제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박기호 신부님은 사제단 총무로 계시면서, 몇몇 동료 사제들과 더불어 의식있는 몇몇 청년들과 더불어 <예수살이 공동체>를 꿈꾸셨고, 지금은 도시 공동체와 단양 산위의 마을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간간이 들리는 소식으론 우여곡절도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오신 예수살이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이 앞서 걸어가면 그게 길이 되어 다른 이가 따라 걷기 수월해질 것입니다.

3. 송년미사에서 박기호 신부님은 행복과 소명 가운데서 갈등할 때가 많다 하셨습니다. 행복만 따라가다 보면 제자의 길에서 벗어나기 쉽고, 소명을 따라가자니 버거운 탓이겠지요. 결국 소명 안에서 발견하는 행복의 빛깔을 맛볼 수 있어야 하겠지요. 신부님은 체 게바라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어느 기자가 체 게바라에게 혁명가의 덕목이 무엇인지 묻자, 게바라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혁명의 목적이 사랑이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정말 혁명이 사랑의 길이라면 혁명은 행복의 길이겠지요. 우리는 모두 빈센트 반 고흐처럼 평생 "사랑받고 사랑하기를" 갈망하는 존재이니까요.

 

4. 박기호 신부님은 예수살이 공동체가 "이상주의자들의 공동체"가 되길 기대하십니다. 천상에 대한 꿈과 이상과 희망을 지상에서 품고 사는 사람들이라 되라는 거죠. "이상주의자들은 이룰 수없는 꿈을 꾸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감히 이길 수없는 적과 맞서고, 견딜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딸 수 없는 하늘의 별을 따러 갑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해 가는 법이라고 합니다. 지당하고 옳은 말씀입니다. 허나 여전히 쉽지 않은 길입니다.

5. 오늘은 주일입니다. 코로나19로 성당에 가지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미사봉헌을 함께 드리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갈릴래아의 흙바람 속을 걷던 예수님도 잠시 생각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분을 저리로 이끌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집에 붙박혀 있으면서 관성에 빠지기 쉬운 일상에 파동이 일어나는 하루입니다.

6. 고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것은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박제된 죽은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계시면서 우리에게 다시 사랑하라는 뿌리칠 수 없는 권유를 하시는 하느님이 계시다. 하느님은 단순한 삶과 생명을 키우는 가정과 밀밭의 힘 안에 존재한다."

7. 우리에게 다시 사랑하라는 뿌리칠 수 없는 권유를 하고 계시는 하느님 앞에서, 다시 사랑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마음먹는 하루입니다.

 

한상봉 이시도로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가톨릭일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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