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종말론의 시대, 복음의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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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종말론의 시대, 복음의 삶으로
  • 최태선
  • 승인 2021.01.1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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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선 칼럼

차기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곧바로 국민 통합이나 부동산 가격 안정이나 경기 부양 등이 생각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들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이미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현 정부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쓰레기대란입니다.

쓰레기대란은 이미 이번 정부의 가장 어려운 난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것을 덮었습니다. 그것을 문제 삼아보았자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쓰레기를 엉성하게 구분해서 버려도 아무 말 없이 수거해갑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는 가져가지 않거나 심지어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민원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아예 무조건 수거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국민들은 편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지만 그 쓰레기는 없앨 수도 감출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쓰레기를 이용한 각종 범죄가 곳곳에서 벌어져 우리의 좁은 땅덩어리는 쓰레기 더미가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방사선폐기물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해양에 방사선폐기물을 무단 방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힘없는 나라는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외통수입니다. 수출이 막히면 살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미국과 같이 큰 나라 하나만 가로막혀도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만일 북한과 같은 경제제재라도 받아보십시오. 우리나라는 단번에 IMF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을 것입니다. 베네주엘라는 그런 상황에 비하면 그래도 나을 것입니다.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수면 아래로 감추어져 있지만 쓰레기대란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은 없습니다. 더 깊이, 더 깊이 파내려갈수록 후손들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전 국토가 쓰레기장이 되어 더 이상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사람들은 계속해서 쓰레기를 양산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쓰레기대란의 여파로 후진국들은 이미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소말리아 사람들이 왜 해적이 되었습니까.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힘으로 살 수 있는 방법과 삶의 터전이 사라졌습니다. 온 국토는 쓰레기장이 되었고 그 쓰레기 속에 돈이 되는 것을 건지던 시절도 지났습니다. 오염이 심각해져서 그들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그들은 해적들이 약탈해오는 것들을 나누어 먹는 방법 외에는 다른 살 길이 없어졌습니다.

소말리아뿐만이 아닙니다. 자연부국이었던 나라들의 부는 일부 권력을 쥔 사람들의 주머니만을 채워주었을 뿐 국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책임은 고스란히 아무런 혜택도 못 받았던 사람들에게로 돌아갑니다. 그들에게서 마실 물이 사라졌고 농사지을 땅이 사라졌습니다. 오염된 땅과 쓰레기들만이 그들에게 돌아와 그들은 그곳에서 비참한 삶과 함께 오염의 일부가 되어 죽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는 일입니다. 기후위기도 쓰레기대란도 모두가 환경오염의 재앙이 불러오는 전 지구적인 위기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기후협약에도 가입하지 않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UN의 단체들에서도 탈퇴하는 그야말로 이기적인 퇴행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신 바이든이 당선되었지만 패권주의가 사라질 이유는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더 이기적인 힘의 억지는 계속 될 것입니다.

도무지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이기주의는 법으로라도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국가 이기주의는 법이 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그런 권위를 가진 법도 없습니다. UN을 내세우지만 그것이 미국의 이기주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국이 이기적이 되면 결국 모든 나라들의 자국 이기주의는 각각의 나라들이 가진 힘에 비례하여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종말의 현상입니다. 그야말로 지구는 종말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은 끝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라고 성서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삼분의 일이 사용할 수 없는 땅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염된 땅이 조성될 것입니다. 땅으로 내려온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흐르는 생명수가 흘러나와 그 오염들을 사라지게 할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무슨 과학적인 방법이 등장하는 것인지 무에서 유를 만드신 하느님의 창조의 능력의 결과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합니다. 인류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이 시작됩니다.

그런 기사들을 해석하는 이런저런 상상과 추측으로 자신이야말로 종말의 예언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벌써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해서 등장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등장할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BTJ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임을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 그처럼 어마어마한 건물들을 세운 것이 하느님의 역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돌봄을 받으셔야 할 분들입니다. 결국 그들이 성서와 복음을 팔아 자신들의 근거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대대손손 이어 내려갈 수 있는 방주라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곳을 만들어도 종말을 피해갈 방법은 없습니다.

정말 찰스 콜슨의 책 제목, <그리스도인,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실감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그리스도인들이 이 시대의 희망의 상징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의 상징이 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지만, 가장 먼저는, 종말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더욱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반응하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죽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부활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소망이 무엇입니까. 부활입니다.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부활로 이어지는 영원한 생명을 이미 받았습니다. 그래서 종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은 떨어진 밀알이 되는 것입니다. 죽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희망의 길입니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추상적인 일도 아닙니다. 복음이 요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종말이 아니라면 그런 급진적인 삶은 어리석은 삶입니다. 불가능한 삶입니다. 그러나 종말이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그리스도인이 종말의 삶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복음의 급진적인 삶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복음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종말을 향해 치닫는 세상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 자손대대로 잘 살 수 있게 준비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실지 알 수 없습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어찌하여 하늘을 쳐다보면서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서 하늘로 올라가신 이 예수는, 하늘로 올라가시는 것을 너희가 본 그대로 오실 것이다"

갈릴래아 사람들의 사고 속에서 표현된 재림의 방식입니다. 비행기가 날고 인공위성이 떠다니는 현대의 사고를 가지고 갈릴래아 사람들처럼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재림의 방식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중요합니다. 예배에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믿음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지금은 그런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자손을 통해서라도 더 이상 천년 만 년 살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 영원한 생명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복음의 삶으로!!

 

최태선
하느님 나라의 시선으로 살아가는 
55년생 개신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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