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따숩냐?
-장진희
사람들을
길러서 잡아먹는
개 돼지로 알다
총칼로 살육한 놈
아직도
"이거 왜 이래?"
지놈이 뭔 짓을 한지
무지한 놈
개 돼지보다 못한 놈
그대로 처단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되는데
지놈 배부르자고
나라 하나 통째로 말아먹은 놈
총칼 든 에비한테 배운 대로
사람들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죽거나 말거나
공주노릇만 한 년
애초에 돈과 권력 쥔 년놈들한테
기대는 없었다만
그래도
엎어져 있을 수 없어
엄동설한 한데서
꽁꽁 언 몸
서로의 훈김으로 녹여가며
수많은 날들 수많은 사람들
촛불 들어
포도시 가두어놓았더니
징역 일만년도 짧다 했더니
때리는 씨엄씨보다
말리는 씨누가 더 밉다고
언놈이 그 년놈들을 풀어주자네
철근쟁이 시인 말마따나
그놈의 쌧바닥을 화악 짤라부러야
쓰겄구만
뭐 잘못 먹은 사람처럼
속이 부글부글
급기야
울음이 차오른다
상큼하게 새해 새날 맞자 했더니
벽두부터 어째서 채곡채곡 울음이 쟁여지나
찬 마루에 나앉는다
가뜩이나 해 짧은 겨울
서산 높은 산골 마을
해는 진즉 넘어가고
앞산 꼭대기로
노란 햇살 시나브로 올라간다
산꼭대기 나무들아
아직 따숩냐
산그늘 내려오면 금방이란다
만물 만인 어둠 속에 묻힌단다
오늘은 달이 뜰랑가
저 달 잡아채다가라도
천지간에 고루고루
빛 뿌리고 싶다
장진희
돈 안 벌고 안 쓰고 안 움직이고
땅에서 줏어먹고 살고 싶은 사람.
세상에 떠밀려 길 위에 나섰다.
장터로 마을회관으로.
곡성 죽곡 보성강변 마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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