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으로 이끄는 마음의 눈을 뜨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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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행복으로 이끄는 마음의 눈을 뜨려면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20.08.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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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엘스버그의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보는 것을 배우기(1)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세상의 눈은
교회 문이 닫혔을 때,
나의 눈이 벽 그 이상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지상의 삶, 그 이상을 더 멀리 보지 못한다.
그리스도인의 눈은 영원 깊숙이 들여다보는 눈이다."
- 아르스의 본당신부 성 요한 비안네

“죽는 것을 배우기”로 행복으로 가는 길에 있어 마지막 부분에 도착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생각해보면, 우리 지상의 여정이 끝나는 곳도 죽음이다. “나머지”는 햄릿이 말한 것처럼 “침묵”이다. 그러나 성인들은 우리에게 더 가르쳐 줄 것이 남았다. 그들의 눈에는 삶이나 행복에의 소명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상의 삶이 담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위하여 창조된 존재이다. 그러므로 영적인 삶의 목적은 더 큰 행복을 향하여 우리를 이끄는 것이고, 우리의 갈망, 행위, 그리고 고통들을 그것들의 참다운 가치에 따라 행복의 빛 안에 자리잡게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우리의 마지막 행복이 성취되는 그 목표를 보는 행위, 진복의 비전이라고 서술하여 왔으며, 하느님과의 직접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이 진복의 비전은 무엇보다도 어떤 중재 없이 받게되는 빛, 명료함이 특징이다. 바오로사도가 썼던 것처럼,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 가서는 얼굴을 맞대고 볼 것”(Ⅰ고린토 13,12) 이다. 그 비전은 또한 우리를 변화시켜서 우리의 마음과 의지를 재조정하여 눈에 보이는 것들의 참된 가치를 볼 수 있게 한다.

단테는 지옥의 심연으로부터 연옥의 산까지, 그리고 마침내 천상낙원의 황홀경에 이르기까지 상상에 의한 순례 여정을 <신곡>에서 묘사한다. 시인이 목적지에 도달할 때, 그는 삼위일체를 응시할 수 있게 인도된다. 삼위일체는 마치도 세 개의 무지개가 서로를 반영하는 모습으로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다. 시인이 이 신비를 꿰뚫어보려고 할 때 갑자기 마음 속에 “거대한 이해의 섬광”을 받게 되고, 그래서 그는 이렇게 적는다. “완전한 균형을 갖춘 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나는 나의 의지와 욕망이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그 사랑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단테가 사용했던 그런 말들로 그리스도교 예술가들은 결단코 다 표현될 수 없는 진복의 상태를 묘사하려고 애썼다. 단테 이후 지금까지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림, 시, 영화 등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편 현대물리학도 외계에 대한 연구로 “해와 별을 움직이는” 힘에 대한 이해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과학이나 예술이 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여전히 남는다. 완전한 행복이란 것이 참으로 있는가? 있다면, 그러한 궁극적인 행복이 “우리가 알고 경험하는” 이 지상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우리들과 단테의 상상 속에서 등장하는 그 진복의 비전이 연결되는 것을 지금 보게 해 주는 길이 있는가?

대부분의 성인들은 진복의 비전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그들은 가장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운 상황 속에서도 특별한 차원을 알아보았다. 어거스틴 성인은 모든 참되고 사랑스러우며 선한 것들은 우리를 그것들의 궁극적인 원천으로 이끌어 당기는 촉매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바로 이러한 관점, 방향에 대한 이런 인식 ­원천을 향하여 아무리 희미하게 인식된다 하더라도­ 이 성인들의 특징이다. 원천을 향하는 이런 자세가 우리들에게도 역사, 상업, 그리고 자연의 칙칙하고 우울한 표면을 넘어 제라드 맨리 홉킨스가 칭했던 것처럼, “사물의 심연 속에 있는 가장 사랑스러운 신선함”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진복의 비전은 어떤 특별한 “종교적” 장소에서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만 다른 눈으로, 다른 방식으로 보는 것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어거스틴 성인은, “이 지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하느님이 계시는 우리 마음의 눈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성인들은 건강한 마음의 눈을 가졌고, 행복으로 가는 그들의 모든 가르침과 안내에서 그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성인들은 신앙의 눈으로 보면서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즉 그들의 일, 사랑, 침묵, 슬픔 등에 목표를 부여한 더 포괄적인 실제 속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것이 그들의 행복에 원천이었고, 만일 우리가 그들의 모범에서 배울 마음이 있다면 우리 행복의 원천도 될 수 있다.

 

로버트 엘스버그 /1955년 미국 잭슨빌에서 태어났다. 존재의 의미와 참된 삶에 이르는 길을 찾던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다 2학년을 마치고 1975년 도로시 데이와 함께 5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일꾼>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1980년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모교로 돌아가 종교와 문학을 공부한 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변화된 가톨릭교회 모습을 체험했다. 도로시 데이의 작품집을 냈으며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1학년을 가르쳤다. 1987년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메리놀 수도회 Orbis 출판사 편집장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성인들>과 <모든 여인 가운데 복되도다> 등이 있다. 도로시 데이 시성식 추진위원회와 헨리 나웬 재단 위원이며, 현재 세 자녀와 함께 뉴욕 주 오시닝에 살고 있다.

이 글은 2003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가 발간한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Robert Ellsberg)를 <참사람되어> 2005년 3월호에서 편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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