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 지역에서 신앙 안에서 좋은 이웃 되기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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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마리애, 지역에서 신앙 안에서 좋은 이웃 되기 실험
  • 조기동
  • 승인 2020.06.16 18: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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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동 칼럼

레지오 마리애(Legio Mariae)란 마리아의 군대(The Legion of Mary)란 뜻으로, 가톨릭교회가 공인한 신자들의 단체이다.

소공동체와 레지오마리애

교회 규모가 커지자 서로 친교를 도모하기 위해 지역별로 만든 소규모 조직이 소공동체이다.또 교회 내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자기 성화와 선교를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 레지오마리애이다.

소공동체는 남미에서는 아래로부터 (평신도 중심으로) 조직되었고, 해방신학의 영향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 관심을 가졌다.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위로부터 (주교의 지시로) 조직되었고 복음 나누기 7단계에 관심을 가졌다. 바람직한 것은 복음 나누기를 통해 교회및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공동체는 속지주의(같은 지역사람들의 모임)이고, 레지오마리애는 속인주의(뜻이 맞는사람들의 모임)이다.

두 모임 다 중요한 것은 복음나눔과 선교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공동체는 복음나눔에 더 집중하고 레지오 마리애는 선교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소공동체는 선교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며, 레지오 마리애는 교본뿐 아니라 영적 독서나 훈화를 통해서 복음나눔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소공동체는 교황청-지역교회-교구-본당으로 내려오는 교회 직속기구이고, 레지오 마리애는 별도의 신심단체이다. 따라서 본당 사제에 따라서 레지오 마리애가 본당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있다.

본당에서는 선교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레지오마리애를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해야 하며(1년에 1-2번 사목평의회에서 보고를 받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본당사제의 사목활동에 어떻게 협조할 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는 상생 협조의 관계이다. 선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 등 모든 본당 현안에 대해서 서로 긴밀히 의논하고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는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성경이나 교본뿐 아니라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소서> 등 교황회칙과 사회교리 책을 읽고 토론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과 대화 및 반찬 더 해서 나누기, 환경생태에 맞는 생활 등 할 일을 정하고 실천하고 피드백하고 다시읽고 토론하고 할 일을 정하고 실천하도록 한다.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 모두 말과 문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좋은 영화를 같이 보고 연극을 하고 연주를 하고 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며 친교를 나누도록 노력해서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본당 시설의 지역사회 개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나와 레지오마리애

나는 개신교에 다니다가 성당에서 관면혼배를 받고 1985년에 세례를 받았다. 주일만 간신히 지키는 열심하지 못한 신자였다. 그러다가 1996년 성모성월에 본당에서 성모의 밤 행사에서 낭독할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모집하였는데 내가 쓴 편지가 당선되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성모님께서 흘리셨을 남모르는 땀과 고통에 대해서 썼다. 그 뒤에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였다.

처음 레지오 주회에 참석했을 때 묵주기도를 접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일어서서 기도를 하는데 그 분위기가 사뭇 엄숙하였다. 어느 틈엔가 나도 집에 예수성심상과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상을 모시고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게 되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아침기도, 저녁기도와 함께 매일 묵주기도 1단씩을 바치면서 표시를 해 놓았다.

그러나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 평생 동정이신 성모님, 승천하신 성모님에 대한 교리가 처음부터 잘 믿어지지는 않았다. 성모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읽어 보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데모 많이하는 자식을 둔 민가협 어머니들이 결국 자신도 데모에 가담한다. 이는 체험으로 자식의 생각과 시대의 아픔을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낳고 기르고 함께 하고,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십자가 밑에 계셨던 성모님이 가장 예수님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야미에서 함께 사는 우리들

우리 레지오 소모임은 세례 후 바로 입단한 세탁편의점을 운영하는 형제님 가게를 중심으로 모인다. 선교 활동 뿐 아니라 성당 시설의 수도, 엠프, 조명 등 수리, 커피나눔 및 차량봉사, 화장실 캘리 액자 제작 및 기부, 매월 넷째주 사랑의 선교원 노인들 빨래봉사, 그리고 신자뿐 아니라 신자가 아닌 이웃 주민들의 집이나 물품 수리를 한다. 또 공동텃밭을 운영하면서 수확의 기쁨과 친교를 나누기도 한다. 단원들이 성장하면서 본당 총무, 소공동체 회장, 사회복지 분과장, 시설 분과장, 꼬미시움 단장 등 봉사자가 많이 나왔다.

그리고 연말의 연차 총친목회에서 난장이 모습으로 춤을 추는 ‘아홉 난장이’ ‘혼인 예식’ 등 모두를 즐겁게 하는 창의적인 공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살다보면 힘든 일이 닥치지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레지오 마리애를 중심으로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레지오소모임이 비교적 잘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첫째, 미사 참례를 중요시하고 주 회합일에 함께 모여 미사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둘째, ‘함께 산다’는 정신으로 무슨 일이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함께 참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성탄 구유를 만든다고 하면 다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빨래 봉사를 가는 날이 주일 아침 7시 50분이지만 함께 가려고 힘쓴다. 끝나고 돌아오면서 해장국 한 그릇을 놓고 즐거운 대화를 한다. 때로는 미사 후 멀리 동해안으로 짧은 여행을 가기도 한다.

셋째, 세탁 편의점 등 형제들 가게에 모여 우정을 두텁게 하고 성당 일을 의논한다. 그야말로 우리들 일터가 동네 사랑방이요 선교센터이다.
넷째, 단체 카톡방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복음 말씀, 하루를 축복하는 말, 모임 사진 등... 물론 “잠 좀 잡시다.” 하는 분도 있다. 그러면 얼른 카톡을 멈추면 된다.
다섯째, 가족들을 비롯한 협조단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말 그대로 가족처럼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외에도 우리 팀은 훈화를 통해 성경 말씀, 사회교리, 교황 회칙 <찬미 받으소서> 등 단원 교육에 노력한다. 자체적으로 개근상, 올해의 단원상, 금연상을 상품과 함께 주어 동기 부여를 하도록 노력한다.

앞으로 레지오가 나가야 할 방향은 이렇게 정했다.

첫째, 코로나19 상황에서 인터넷 선교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둘째, 정치적 사회적 환경적 이웃사랑을 어떻게 활동에 포함시킬 것인가.
셋째,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이웃들을 만나고 도울 것인가

그뿐 아니다. 세상의 변화에 따른 복음화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웃와 함께 살아가면서 조용히, 구체적으로, 성모님처럼 위로와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조기동 사도요한
대야미성당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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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요하킴 2020-06-17 08:04:59
멋지십니다 대부님!
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