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신비, 요동치는 세계의 고요한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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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신비, 요동치는 세계의 고요한 중심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20.06.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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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엘스버그의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고통받는 것을 배우기(7)
사진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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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갈래는 우리 존재 깊숙이 파고 들어와 전체에 얽혀 있어서, 그 갈래를 마구 잡아당기면 나머지 부분도 걷잡을 수 없이 헝클어진다. 우리는 비틀거리고, 넘어지며, 걷는 것을 배운다. 우리의 변화는 막다른 끝이나 실망으로 점철되어 있고, 아무도 그것들로부터 온전히 빠져나갈 수 없다. 질병과 고통은 몸이든 마음이든, 피할 수 없다.

고통은 사실이다.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그 고통을 직면하는가 이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준주성범>에서 이렇게 말한다. “십자가는 항상 대기중이다. 그리고 어디서든 당신을 기다린다. 당신이 어디로 도망가든지 십자가를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딜 가든지 당신은 항상 자신을 달고 가며,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의 대안들을 제시한다:

십자가를 기꺼이 지면 십자가가 당신을 질 것이며, 당신이 원하는 목표로 이끌어 줄 것이다. 더 이상 고통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그러나 십자가를 기꺼이 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짐이 되고, 당신을 더 무겁게 누를 것이다. 그러니 십자가를 반드시 져야한다. 한 십자가를 쫓아버리면, 또 다른 십자가, 더 무거운 십자가가 당신을 쫓아올 것이다.”

성인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동일시하면서 위로 그 이상의 것을 발견한다. 즉 그들은 고통을 변모시키는 길을 발견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에 더 친밀하게 자신들을 연결시키고, 이웃과 더 연민어린 통합을 이룬다. 성인들은 이렇게 행복에 대하여 가장 어렵지만 가장 결정적인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삶의 상황에 대하여 제한된 통제를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우리의 태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힘은 갖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안락과 사치 한 가운데에서 비참하게 느낄 수 있는 것만큼, 성인들이 증언한 바와 같이, 고통 한가운데에서도 행복 할 수 있다.

초기교회 교부들은 하느님이 예수를 “미끼”로 사용하여 어떻게 사탄을 잡으려고 하는지 묘사하기 위하여 쥐덫의 이미지를 즐겨 사용하곤 했다. 성인들도 고통 중에서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기 위하여 그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의 고통에 대해서도 말해주는 바가 있다.

덫은 튀어 오르지만 우리는 잡히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깊은 심연은 멀리 떨어진 우리의 참 나라에 있다. 그 나라는 천둥과 서리, “무너지는 빌딩”의 땅 너머 요동치는 세계의 고요한 중심에 존재한다.

로버트 엘스버그 /1955년 미국 잭슨빌에서 태어났다. 존재의 의미와 참된 삶에 이르는 길을 찾던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다 2학년을 마치고 1975년 도로시 데이와 함께 5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일꾼>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1980년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모교로 돌아가 종교와 문학을 공부한 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변화된 가톨릭교회 모습을 체험했다. 도로시 데이의 작품집을 냈으며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1학년을 가르쳤다. 1987년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메리놀 수도회 Orbis 출판사 편집장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성인들>과 <모든 여인 가운데 복되도다> 등이 있다. 도로시 데이 시성식 추진위원회와 헨리 나웬 재단 위원이며, 현재 세 자녀와 함께 뉴욕 주 오시닝에 살고 있다.

이 글은 2003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가 발간한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Robert Ellsberg)를 <참사람되어> 2005년 3월호에서 편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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