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상태바
나는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 김기호
  • 승인 2020.05.10 2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호. 2020-05-10. 종이에 연필
김기호. 2020-05-10. 종이에 연필

 

-이오덕

비가 온다
어두운 하늘에서 주룩주룩
자꾸 온다.

우비도 없이 학교에 온 아이
점심밥도 굶은 아이
십리 길 먼 길을 어떻게 갈까?

지금
어느집 처마 밑에서
이 비를 피하고 섰을까?

나는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아이
배가 고파 핼쑥한 얼굴
그 얼굴이 자꾸 책 속에 나타나...

책을 덮고 창문을 열어
어두운 하늘을 가만히 바라본다.

비는 주룩주룩 자꾸 오고
어쩌자고 비는 자꾸 오고...

 

김기호(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