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마리아, 우리도 하느님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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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마리아, 우리도 하느님과 함께 춤을
  • 방진선
  • 승인 2020.05.09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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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마리아 선종 11주기

경애하는 용띠 갑장 장영희 마리아 교수님(1952년 9월 14일 ~ 2009년 5월 9일) 善終 11주기 

"무슨 일이 있어도 바깥세상으로 다시 나가리라. 그리고 저 치열하고 아름다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리라"(<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선생이 하느님께 기적을 간구하며 마지막까지 다듬었을 유작 수필집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2009년 5월13일)

☞ 그래서 나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제목으로 정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적을 원한다. 암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더 크고, 확률에 위배되는 것은 기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독자들과 삶의 기적을 나누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나, 비가 되고 싶어")

● 선생의 글을 읽으며 코로나-19의 환난 가운데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삶이 정녕 하느님의 기적임을 성찰합니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깍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더라.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것이 결국 내 실속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더라.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남의 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더라.

내가 죽고 난 후 장영희가 지상에 왔다 간 흔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차피 지구상의 65억 인구 중에 내가 태어났다 가는 것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덤일 뿐이다. 그러나 이왕 덤인 김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먼 훗날,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진 어느 가을날, 내 제자나 이 책의 독자 중 한 명이 나보다 조금 빨리 가슴에 휑한 바람 한 줄기를 느끼면서 “내가 살아 보니까 그때 장영희 말이 맞더라”라고 말하면, 그거야말로 내가 덤으로 이 땅에 다녀간 작은 보람이 아닐까.("내가 살아보니까")

● 우리도 하느님과 함께 춤을 

어디선가 영어단어 GUIDANCE (인도, 이끌음)의 스펠링을 멋지게 뜻풀이 해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G 는 물론 God 의 첫 글자이지요. UI 는 You and I 라고 합니다. 그럼 나머지 다섯 철자, dance (춤추다)가 남습니다. 즉 Guidance 는 하느님 안에서 너와 내가 함께 춤추는 일이라고 합니다. 전 춤을 못 추지만 함께 추는 춤의 제 일 원칙은 박자를 맞추는 일이 아닐까요. 내가 한 발 내밀면 상대방이 한 발 들이밀고, 그렇게 하느님 안에서 덩더꿍 춤추는 일이 바로 Guidance 라는 겁니다.('하느님과 함께 춤을' 예수회후원회, 2007.7.15)

생전의 말씀처럼 좋은 운명 나쁜 운명을 모두 깨워가면서 춤을 추듯이 온 삶을 살아내신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아버지 장왕록 선생님, 김점선 언니와 덩더꿍 춤을 추시면서 저희도 일상이 기적임을 성찰하며 함께 춤추도록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

 

동영상 출처=북스크린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신자
Senex et Operarius Studens 窮究하는 늙은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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