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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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 방진선
  • 승인 2020.05.0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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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0회 노동절•가톨릭 교회의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
사진출처=pixabay.com
사진출처=pixabay.com

제 130회 노동절•가톨릭 교회의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1955년)의 새벽!

● 반복의 人災 •연기의 질식•화염의 폭열로 죽임을 당한 노동자 연령들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드리며 대자대비하신 하느님과 부처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에 드시길 기도드립니다.

● 노동자의 존엄은 짜장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건가 

☞ 인간의 생활은 매일 노동으로 이루어지며, 노동에서 인간은 독특한 존엄성을 얻는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 회칙<노동하는 인간>1항,1981년)

☞ 노동의 목적은 인간이며, 노동은 생산의 원인이지만 자본은 생산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12항)

● 노동의 萬民皆勞는 짜장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건가 

☞ 우리나라는 본래부터 명분을 중히 여겼다. 양반들은 아무리 심한 곤란과 굶주림을 받더라도 팔짱 끼고 편케 앉아 농사를 짓지 않는다. 간혹 실업에 힘써서 몸소 천한 일을 달갑게 여기는 자가 있다면 모두들 나무라고 비웃기를 노비처럼 무시하니, 자연 노는 백성은 많아지고 생산하는 자는 줄어든다. 재물이 어찌 궁하지 않을 수 있으며, 백성이 어찌 가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과목별로 조항을 엄격히 세워야 마땅할 것이다. 그 중 士·農·工·商에 관계없이 놀고먹는 자에 대해서는 官에서 벌칙을 마련해 세상에 용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재능과 학식이 있다면 비록 농부나 장사치의 자식이 의정부에 들어가 앉더라도 참람스러울 것이 없고, 재능과 학식이 없다면 비록 공경(公卿)의 자식이 하인으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한탄할 것이 없다. 위와 아래가 힘을 다하여 함께 그 직분을 닦는데, 부지런하고 게으름을 상고하여 상벌을 베풀어야 한다. (洪大容1731 - 1783<林下經綸)>) !

● 노동의 새벽은 짜장 제대로 밝아지고 있는건가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이러다간 오래 못 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 가지

설은 세 그릇 짬밥으로
기름투성이 체력전을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이 전쟁 같은 노동일을
오래 못 가도
끝내 못 가도
어쩔 수 없지

탈출할 수만 있다면,
진이 빠져, 허깨비 같은
스물아홉의 내 운명을 날아 빠질 수만 있다면
아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죽음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이 질긴 목숨을,
가난의 멍에를,
이 운명을 어쩔 수 없지

늘어쳐진 육신에
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하여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소주보다 독한 깡다구를 오기를
분노와 슬픔을 붓는다

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새근새근 숨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
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잔을
돌리며 돌리며 붓는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솟아오를 때까지
(박노해<노동의 새벽>1984년)

● <노동자의 가훈>은 짜장 제대로 새겨지고 있는건가 

인간 쓰레기는 되지 말자 (김대규 시인<어느 청소부의 가훈>2003년 )

● 시인의 잣대는 짜장 희망에 그치는건가 !

나에게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어리석은 것과 지혜로운 것, 추한 것과 아름다운 것 을 식별하는 잣대가 있다. 좋은 것으로 나쁜 것을 만드는가 나쁜 것으로 좋은 것 을 만드는가. 단순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가 복잡한 일을 단순하게 만드는가. 물질의 심장을 꽃피워내는가 심장을 팔아 물질을 축적하는가. 최고의 삶의 기술 은 언제나 가장 단순한 것으로 가장 풍요로운 삶을 꽃피우는 것이니.

하여 나의 물음은 단 세 가지다. 단순한가 단단한가 단아한가. 일도 물건도 삶도 사람도. 내 희망은 단순한 것. 내 믿음은 단단한 것. 내 사랑은 단아한 것. 돌아보면 그랬다. 가난이 나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고난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고독이 나를 단아하게 만들었다. 그것들은 나를 죽이지 못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것들은 나 를 더 푸르게 하였다. 가면 갈수록 나 살아있다.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02 :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2020년)

주님!

남녀노소 모든 노동자들이 각자의 인생 살이를 단순하고 단단하며 단아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신자
Senex et Operarius Studens 窮究하는 늙은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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