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꿈꾸는 것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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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꿈꾸는 것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20.03.3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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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엘스버그의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사랑하는 것을 배우기(5)
사진출처=zenit.org
사진출처=zenit.org

그리스도교의 신비가들은 하느님과 영혼의 관계를 묘사하기 위하여 사랑의 감정, 갈망, 불타는 열정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하느님과 영혼의 관계란 “지상의 두 사람이 깊게 사랑해서 서로를 너무나 잘 이해하는 것과 같다. 눈길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것 같은 관계”라고 했다.

성인들은 감정에 대하여 무감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사랑이 말과 감정 그 이상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배우자, 이웃, 적 등 누구를 사랑하든지 사랑은 행동으로 표현될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조시마 신부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사랑을 하는 경험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존재를 확신한다. 이웃을 적극적으로 끈질기게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그런 사랑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우리는 하느님의 존재와 우리 영혼의 불멸을 더 확신하게 될 것이다. 이웃을 완전히 이타적으로 사랑하게 되면, 다시 믿음을 회복하고 어떤 회의도 우리영혼 속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적극적인 사랑? 우리는 사랑에 대해 꿈꾸는 것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우리는 실제로 사랑함으로써 사랑하기를 배운다. 초기 사막교부들 중의 한 사람인 은수자 테오판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당신에게 겸손이나 사랑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것들이 없는 한 모든 영적인 것은 없다... 겸손은 겸손한 행위로써 얻어지고, 사랑은 사랑의 행위로써 얻어진다.”

매일 반복되는 사랑의 행위는 사랑의 습관을 만들어준다. 의식적인 노력으로 시작되는 것은 실습을 통하여 삶의 어떤 일정한 행동이 되어간다. 우리의 모습이 자비에 의해 빚어진 것처럼, 그것은 모든 상황과 모든 만남에 대한 우리의 응답을 형성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마워하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그 때에 우리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충고를 마음에 새겨보자: “사랑이 없는 곳에 사랑을 심어 보라. 그러면 그 곳에서 사랑을 얻을 것이다.”

 

로버트 엘스버그 /1955년 미국 잭슨빌에서 태어났다. 존재의 의미와 참된 삶에 이르는 길을 찾던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다 2학년을 마치고 1975년 도로시 데이와 함께 5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일꾼>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1980년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모교로 돌아가 종교와 문학을 공부한 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변화된 가톨릭교회 모습을 체험했다. 도로시 데이의 작품집을 냈으며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1학년을 가르쳤다. 1987년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메리놀 수도회 Orbis 출판사 편집장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성인들>과 <모든 여인 가운데 복되도다> 등이 있다. 도로시 데이 시성식 추진위원회와 헨리 나웬 재단 위원이며, 현재 세 자녀와 함께 뉴욕 주 오시닝에 살고 있다.

이 글은 2003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가 발간한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Robert Ellsberg)를 <참사람되어> 2005년 3월호에서 편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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