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예수님이 우리들의 '밥'이 되어주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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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예수님이 우리들의 '밥'이 되어주셨듯"
  • 방진선
  • 승인 2020.02.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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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11주년

경애하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1922년 7월 2일 ~ 2009년 2월 16일) 선종 11주년 

●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라는 주교 사목표어를 새기며 살아가신 "3단"의 한평생 

☞ 사람을 볼 때면 3단을 생각한다
단순한가 단단한가 단아한가

(박노해 "3단"<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2010년)

● 단순한 마음 

☞ 서로에게 밥이 돼 주십시오(< 마산교구장 착좌식>1966.5.31.)

☞ 예수님께서 자신을 한없이 낮추시고 몸을 나누어주시며 우리들의 '밥'이 되어주셨듯, 자신도 모든 이에게 먹히는 존재, 많은 이의 '밥'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여러분과 또한 많은 이들을 위하여'라는 경구를 사목 표어로 정했다.(이충렬 <아 김수환 추기경>2016년)

☞ 평생을 주님의 부르심 속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노력이 쉽지 않다는 것을 최근 피정에서도 느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우려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추기경이 입는 옷의 붉은 빛처럼 주님을 위해 피를 흘릴 수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렇지 못했다(<추기경 서임 30주년 축하미사강론> 1999.5.4)

☞ 내 삶을 돌아볼 때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삶에 감탄하는데, 분명한 것은 그 삶은 우리에게 감탄하라고 보여주신 게 아니라 그대로 따르라고 제시해준 것이라는 점이다.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2004년)

☞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 외국인 신부의 구멍 뚫린 속옷바지를 보고는 “한국의 어느 신부가 그처럼 구멍 뚫린 속옷을 입어본 적이 있겠는가”라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말>가톨릭신문.2009.2.22)

☞ 있는 그대로 인간으로서 제가 잘 났으면 뭐그리 잘났으며, 크면 얼마나 크며,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안다고 나대고, 어디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자화상' 바보야'전시회 인터뷰>2007.10. 18.)

● 단단한 행동

☞ 바로 이거다! 이제 가톨릭이 세상을 향해 엎드리는구나! 성신(성령)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교황 요한 23세와 함께하고 계시는구나! 그 순간, 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의 문이 열리는 모습이 보였다."(이충렬 <아 김수환 추기경>2016년)

☞ [ 1974년 8월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자리에서] “주교님, 양심대로 하십시오. 우리야 가진 거라곤 양심밖에 없지 않습니까".(<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말>가톨릭신문.2009.2.22)

☞ 지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 젊은이, 너희 국민의 한 사람인 박종철은 어디 있느냐? ‘그것은 고문 경찰관 두 사람이 한 일이니 모르는 일입니다’하면서 잡아떼고 있습니다. 바로 카인의 대답입니다.…위정자도 국민도 여당도 야당도 부모도 교사도 종교인도 모두 이 한 젊은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합니다…이제까지 우리가 부끄럽게 살아온 그의 죽음 앞에 새롭게 태어나 그가 못다 이룬 일을 뒤에 남은 우리가 이룬다면 그의 죽음은 절대 헛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1987년 명동성당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미사강론>1987.1.26.)

☞[1987년 6·10항쟁 당시] 김 추기경은 단호하게 선언했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또 그 신부들 뒤에는 수녀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이충렬 <아 김수환 추기경>2016년)

☞ 우리는 외양으로는 그럴싸하게 화려하게 큰 집을 짓고 새 도시를 건설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으로 모래 위에 지은 사상누각에 불과하였습니다. 인간과 인간 생명이 모든 가치 중에서 제일간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살아왔더라면, 그리고 누구보다도 우리 정치인과 경제인들에게 이런 인간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돈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에 앞서 있었더라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이번 사고는 좀더 정직하지 못했고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 진실로 이번만은 신자인 우리 자신들로부터 반성하고 회개할 줄 알아야 합니다…우리 믿는 이들도 물질주의 세속주의의 혼탁한 물결속에서 믿지않는 이들과 차별이 없다 할 만큼 휩쓸려 떠내려 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진정한 이웃사랑으로 아름다운 사회ㆍ세상을 만들기에 다같이 노력해 가야 할 것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 강론>1995.7.16)

☞ 우리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합니다. 우리들 하나하나가 진실한 인간, 정의의 인간, 사랑의 인간이 되어야 세상이 진리와 정의와 사랑으로 가득 찬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묵은 내가 죽고, 새로운 나, 그리스도를 닮은 새 인간이 내 안에서 나고, 자라고,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영등포교도소 미사 강론>1980. 4. 24)

☞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희망을 갖고 이 나라 안에서 살아갈 수 있게 도울지 진지하게 반성하길 바랍니다. 국민이 있은 후에야 정치가 있습니다. 말만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우리의 말을 듣고 새기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열심해야할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주교수품 40주년 기념 특별대담>가톨릭신문.2006.6.11)

☞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범한 모든 반인륜적·반도덕적 죄를 깊이 인식하고 뉘우치고 사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일본은 참된 의미로 우리의 이웃이 될 수 있고 일본 자신도 큰 나라로 인정받을 것입니다”(<일본군 위안부 인권 회복을 위한 기도회> 1995. 12. 4)

● 단아한 善終 

“언제 어떻게 죽느냐? 하는 차이는 있어도 결국 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는 여러분이나 저나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세상사람 모두 같습니다. 그러기에 사형수라는 처지가 결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결정적인 것은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얻느냐? 얻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주님은 바로 우리 인간이 죽음의 운명을 쓰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우리를 위해 오셨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구원하셨습니다”(<서울구치소의 사형수들과 만남>1999. 7. 2.)

☞ 나는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세요”(선종 전 마지막 인사)

바보 옹기 스테파노 추기경님 !

잘나고 똑똑하여 편가르고 다투는 박정무시薄情無視•오만무례傲慢無禮의 시대 속에서 저희들이 "바보와 옹기"의 삶을 성찰하며 주님의 복음따라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신자
Senex et Operarius Studens 窮究하는 늙은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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