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보물은 다른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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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보물은 다른 곳에 있다
  • 로버트 엘스버그
  • 승인 2019.12.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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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엘스버그의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성인들] -놓아 버리는 것을 배우기(4)
사진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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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유문화의 유혹적인 부추김에 저항하기 위하여 광야로 나갈 필요가 없다. 프란치스꼬 처럼 자유를 얻기 위하여 옷을 벗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성인들의 행복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혹은 부족한 것에 근거하여 우리 자신을 보면서, 진정으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 이해하기 위하여 조금씩 한결같이 나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움직임에서 이탈의 도전은 단지 우리자신의 물질적 집착이나 분명한 잘못과 죄악을 놓아버리는 것만이 아니다. 세상은 불행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후회에 짓눌린 사람들, 과거 상처의 기억, 삶의 모든 슬픔과 불공평의 짐에 허덕이는 사람들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이런 짐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것을 벗어버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복음서의 부자청년처럼 우리는 “슬프게 떠나간다.” 낯선 대안보다 공허한 재물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성인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놓아버리는 것, 빈손으로 따르는 것을 택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탈의 과제를 보여준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의 물건, 우리의 과거, 슬픔 등 우리가 매달려 있는 것들을 포기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것을 다른 것과 바꾸는 것이다. 한 가지 정체성이나 삶의 조건을 또 다른 종류의 정체성, 삶의 조건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이다.

이제는 다른 정신의 영향을 받아 다른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놓아버리는 것, 이탈하는 것은 인색한 내핍생활, 영적으로 말하자면 부서질 정도로 단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우리의 움켜짐, 긴장을 푸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적인 가난은 어떤 자의적인 생활방식으로 해석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영적인 가난이란 우리의 보물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말했듯이, 우리의 보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을 것이다.

 

로버트 엘스버그 /1955년 미국 잭슨빌에서 태어났다. 존재의 의미와 참된 삶에 이르는 길을 찾던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다니다 2학년을 마치고 1975년 도로시 데이와 함께 5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일꾼> 신문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1980년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모교로 돌아가 종교와 문학을 공부한 후 라틴 아메리카에서 변화된 가톨릭교회 모습을 체험했다. 도로시 데이의 작품집을 냈으며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1학년을 가르쳤다. 1987년 신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메리놀 수도회 Orbis 출판사 편집장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모든 성인들>과 <모든 여인 가운데 복되도다> 등이 있다. 도로시 데이 시성식 추진위원회와 헨리 나웬 재단 위원이며, 현재 세 자녀와 함께 뉴욕 주 오시닝에 살고 있다.

이 글은 2003년, 미국 메리놀 출판사가 발간한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Robert Ellsberg)를 <참사람되어> 2005년 3월호에서 편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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