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숨의 시 한 편
이번 11월부터 매주 한 편 씩 닐숨 박춘식 시인이 시 원고를 보내주기로 하셨습니다. 편집자
새참을 축복하소서
-닐숨 박춘식
시골 성당에서 교리를 가르칠 때
십자 성호는 교우의 기본자세이므로
올바른 시범을 여러 번 보여줍니다
모내기 때 새참이 오면 일꾼들이 빙 둘러앉고
넘치는 침이 순간 본능으로 줄줄 흘러내립니다
흙손으로 십자가를 그으면서 입으로는 성삼위 대신
‘국수랑 감자 카아, 오징어찜 막걸리 캬’ ‘아멘’
하는 교우가 가끔 있다고 말하면 모두 웃습니다
하늘 일꾼들이 줄 땀으로 기도한다는 소문을 듣고
새참 기도를 배달하는 시골 노인도 있습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19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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