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일
-신현림
내일은 아무도 자살하지 않는다
내일은 아무도 배고프지 않는다
내일은 힘겨운 일 찾기도 없고
누구든 고된 일로 울지 않는다
삽과 펜도 물고기처럼 숨을 쉬고
내일은 에어컨 수리 기사가
난간에서 추락하지 않는다
내일은 자폭 테러와 어떤 총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일은 야채 장사 할머니도 점포를 얻을 것이다
내일은 외로워 떠는 이를 껴안아 줄 것이다
잃어버린 죄의식의 안경알을 되찾아
가슴을 치며 반성하는 이들도 있고
달라지지 않을 거라 여기는 내일만큼은
죽음이 쌓여 만든 내일만큼은
없을지도 모를
내일만큼은
김기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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