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사람의 부끄러운 노비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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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의 부끄러운 노비 얼굴로
  • 김기호
  • 승인 2019.09.23 0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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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 2019-09-20. 종이에 연필
김기호. 2019-09-20. 종이에 연필

 

나의 조국 조선

-장지락(김산)

네거리 병사(兵舍)에서
영웅의 노랫소리 듣는다.

눈앞에 사랑스런 환상이 나타난다.

이 사랑스런 모습이 가물가물 내게 다가온다.

그것이 내가 자라던 조국
일본의 쇠굽 장화에 짓밟힌 조선,
조국 조국이여, 나의 조선이여
어렸을 적 나는 네 품에 있었다.

송림과 시골마당, 아름다운 실개천,
철 모르며 행복했던 곳,
그러나 나 지금 너로부터 일만 리나 떨어져,
황해의 이 연변에서 지금
낯선 나라와 사람들의 땅에 있네.

나라 없는 사람의 부끄러운 노비 얼굴로
십 년이 흘렀구나.
그러나 나 여기 남의 나라에 있음은
너의 독립과 자유를 위함이고,
너의 사랑스런 백의민족을 위함이며
생명과 해방을 위함이다.

 

김기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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