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국 조선
-장지락(김산)
네거리 병사(兵舍)에서
영웅의 노랫소리 듣는다.
눈앞에 사랑스런 환상이 나타난다.
이 사랑스런 모습이 가물가물 내게 다가온다.
그것이 내가 자라던 조국
일본의 쇠굽 장화에 짓밟힌 조선,
조국 조국이여, 나의 조선이여
어렸을 적 나는 네 품에 있었다.
송림과 시골마당, 아름다운 실개천,
철 모르며 행복했던 곳,
그러나 나 지금 너로부터 일만 리나 떨어져,
황해의 이 연변에서 지금
낯선 나라와 사람들의 땅에 있네.
나라 없는 사람의 부끄러운 노비 얼굴로
십 년이 흘렀구나.
그러나 나 여기 남의 나라에 있음은
너의 독립과 자유를 위함이고,
너의 사랑스런 백의민족을 위함이며
생명과 해방을 위함이다.
김기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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