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글로 쓰시고 쓰신 대로 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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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글로 쓰시고 쓰신 대로 사시다
  • 방진선
  • 승인 2019.08.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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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 선종 16주년

존경하는 참 스승 이오덕 선생님(1925년 11월 14일 - 2003년 8월 25일) 선종 16주년!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승을 떠나 이제는 저승에서 도란도란 지내실 영남삼현(嶺南三賢)!

- <우리 문장 쓰기>(1992년)의 이오덕 선생님 !
-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1993년)의 전우익 선생님(2004년 12월 19일) !
- <몽실언니>(1984년)의 권정생 선생님 (2007년 5월 17일)

글로 쓰시고 쓰신 대로 사시다 가신 師表!
서로가 서로에게 막말이 춤추는 無禮한 시대!
선생님께서 가르치신 우리 말과 우리 글

"모든 글쓰기는 자기를 나타내는 짓이고, 따라서 모든 글은 삶이 바탕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어른들의 글쓰기도 자기의 삶을 정직하게 쓰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우리 문장 쓰기>2-3쪽)

살아있는 시작론(詩作論)

"지금 읽은 시를 흉내 내려고 하지 마세요. 제각기 이 자리에서 무엇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문득 머리를 스쳐 가는 것, 참! 하고 느껴지는 것을 붙잡으세요. 아니면 평소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어 지울 수 없는 생각이라든지, 오늘 아침이나 어제 저녁에 어디서 보고 듣고 느낀 감동을, 지금 막 그것을 겪는 것같이 되살려서 써도 좋아요."(<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2004년)

".....
내가 말했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요'가 아니고
'뭘 하면 돈 벌까요'라니,
그런 사람들 자꾸 더 망해야 된다.
그렇잖으면
온 나라 온 땅이 다 망한다."
("배추 이야기 2" 2001년)

 

돈 많이 벌기와 높은 자리 차지에 살기등등한 사회를 화기애애한 사회로 되살리는 실천방법!

"나는 오늘날 사람 사회의 온갖 엉클어진 문제를 푸는 아주 손쉬운 진리를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일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평생을 온 정성을 기울이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그 일을 한 가지씩 찾아내게 하는 것이 교육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로 된 아이들 삶을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 이어가고, 그래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간다면 지금까지 우리 사람들이 개인으로나 사회로나 안고 있던 모든 문제들이 시원스럽게 풀어진다."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2005년)

"우리 사회에 유식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 유식한 사람들이 세상을 망쳤다고 본다. 나라 팔아먹은 사람들도 모두 유식한 사람들이었다. 이 나라를 지금까지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유식한 사람들이 아니고 누구인가? ... 자,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이 한 무식쟁이가 떠벌리는 무식한 소리라고 미리 알아주기 바란다."

"이렇게 해서 학교생활이고 가정생활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삶'으로 보내게 된다면 학교를 졸업한 다음 어른이 되어도 그대로 살아갈 것이니, 정치고 경제고 산업이고 사회의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다. 문학과 예술도 비로소 삶과 하나가 될 수밖에 없고, 사람을 짓누르고 아이들을 괴롭히던 글도 살아 있는 말을 적는 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래서 땅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나라가 된다."(<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이오덕 선생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말씀>2004년)

"아버지 시는 우는 소리 같다"고 아드님 이정우 선생이 말씀하신 시편들 (<고든박골 가는 길>)

<교회당 뾰족탑>

하늘을 찔러
가장 높이 솟은
우리 마을 제일교회
예배당 뾰족탑.

하느님,
조심하세요.
제발 여기는
내려오지 마세요.
(1991년 3월)

<임길택 선생의 홍시>
.....
나는 본디 돌에 이름 새기는 것
시고 뭐고 돌에다 새기는 것
한 번도 좋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임 선생 시는 좋구나
하지만 돌에다 새기는 것보다
가슴속에 새겨 두는 게 낫지
가슴에 새겨 두는 것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더 나을 텐데......
(2001년 10월)

선생님!
하느님과 함께 이 땅에 내려오시어 저희가 제 말과 글을 찾고 즐겁게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소서!

-무럭무럭 자라는 손자들을 생각하며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노(老)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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