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들과 함께 워터파크에 물놀이를 다녀왔다. 폭염이었다는데 더위를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다. 그런데 자꾸 신경이 쓰였다. 뜨거운 기름 앞에서 맛난 돈까스를 튀기는 청년이, 식당에 흥건하게 고인 물을 닦아내는 마른 고목같은 할머니가, 화장실 안 쉼터로 신을 벗고 들어가는 아주머니가 .
인터넷에서 한상봉 선생님의 글을 읽고, 가톨릭일꾼을 찾았다. 교회 안에서 성경을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내게 가톨릭일꾼은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가톨릭일꾼 세미나를 통해, 신문 발송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선의를 품은 사람들을 만나 또 다른 배움을 얻었다.
기존의 내가 속해 있던 세상에서는 관심도 없고, 오히려 불편과 비난의 대상이었던 일들이 이제는 연민과 연대감으로 다가온다. 잘 몰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고통스럽고 행복하지 않아서 외면했던 노숙자와 노동자와 음지의 세상에 관해 이제는 관심을 갖고 공감하려 한다. 우리끼리만 잘 산다고 잘 사는게 아니고, 더불어 같이 가야 현재와 미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가톨릭일꾼> 신문과 강의와 세미나와 우리의 작은 모임이 내 삶의 또 하나의 나침반이 되었다. 이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이송민 소피아
가톨릭일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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