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신부 "예수님처럼, 한 사람이라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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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 "예수님처럼, 한 사람이라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 함세웅 신부
  • 승인 2019.07.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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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종전선언 평화정착 광화문 미사(7월 29일)

오늘이 세 번째 미사인데 두 번을 못 왔습니다. 그래서 안충석 신부님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왔어요. 교우들, 수녀님, 신부님들 뵈어서 반갑습니다. 미사 전에 마음이 아팠어요. 그 가운데 사제도 한 분이 있다고 하네요. 제가 교부학 공부할 때 예수님 제자들 사도나 교부라고 하는데, 같은 교부한테 배웠는데도 제자 시대에 와서 서로 갈라지는 거에요. 같은 스승한테 배웠는데 왜 갈라지느냐 하면서 교부중에 다른 길로 가는 친구에게 호소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까 아픈 마음으로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제 신자들에게 다른 하느님 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화살기도를 올렸습니다. 두 주 전 토요일 많은 분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 큰 강남역사거리 삼성 앞에서 김용희 씨가 오늘 56일째쯤 단식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위험하다고 해요. 그때 기도하고 제 차례인데, 그 옆에 있는 전광훈 목사님 있죠. 그분들이 통성기도 한다고 ‘와~~’ 하고 그러고 있어요. 

그분들은 앰프도 크고 우리는 작고 힘이 없는 거에요. 고민하다가 제가 기도를 했어요. 마태오 복음 7장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나더러 ‘주님! 주님!’ 한다고 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고 하시면서 하느님을 부르더라도, 어떤 신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 모두 바른 신관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2000년 전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악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게 아니고,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어요. 역설이죠. 이 부분을 늘 묵상하게 되는데, 우리 아픈 마음으로 2000년 전 예수님이 당하신 아픔을 생각하며, 우리 시대 많은 분들, 때때로 우리나라 우리 민족 또는 평화 자유를 외치고 있지만, 사실은 이런 외침이 또 다른 의미에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나 그 후손들을 죽일 수 있다는 시대의 깨달음을 가질 수 있게 화살기도를 함께 바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기도를 내내 올렸습니다.

사랑하는 수도자 수녀님들 신자들 제가 지난 주일에 아브라함 창세기 18장의 소돔과 고모라를 벌주시는 장면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아브라함이 하느님 죄송하지만, 의인 50명이 있다면 40명이 있다면 30명 20명 10명까지 내려오잖아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세어 보니깐 지금 우리는 50명이 넘어요. 우리는 충분하구나. 우리는 50명이 넘으니깐! 그런데 아브라함은 의인의 수를 10명에서 멈췄어요. 자신이 없었어요. 다시 용기를 내어서 5명이 있다면, 2명, 2명도 없다면, “혹시 저를 보셔서라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왜 그런 기도를 못 바쳤을까.
 

[출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블로그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1974년 지학순 주교님 구속되신 다음에 명동에서 철야기도 할 때 이 성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가졌던 의문이었어요. 왜 아브라함이 용기를 내어서 더 숫자를 낮추지 못했을까. 하지만 그렇게 숫자를 줄이신 분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이 저를 보아서 인류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구원해 주십시오. 하셨죠. 이것이 예수님을 통한 구원론의 핵심이 되는데, 예수님 한 분의 희생으로 우리 모두가 구원될 수 있다. 이를 함께 생각하면서 평화지향 끊임없이 바치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두 번의 미사에 못 올 때 신부님께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면서 ‘가야 하는데, 가야 하는데, 빚을 갚아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데, 다음에 저희 동료들 더 모시고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마르타 성녀 축일이잖아요. 마르타 성녀.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었던 마리아도 훌륭했지만, 또 앞에서 일했던 마르타 성녀 축일을 오늘 지냈는데, 오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그리고 이웃의 감동을 주는 마르타의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신부님들 수녀님들 사랑하는 교우들 우리 민족 전체 8천만 겨레의 마음을 끌어안고 마무리 기도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블로그

함세웅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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