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2
칼릴 지브란
때때로 임종을 연습해 두게.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해.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고 나면
슬픈 기색으로 보이던 이웃도 이내 평온을 찾는다네.
떠나고 나면 그뿐. 그림자만 남는 빈자리엔
타다 남은 불티들이 내리고
그대가 남긴 작은 공간마저도 누군가가 채워 줄 것이네.
먼지 속에 흩날릴 몇장의 사진, 읽혀지지 않던 몇줄의 시가
누군가의 가슴에 살아남은들 떠난 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대 무엇을 잡고 연연하는가.
무엇 때문에 서러워하는가.
그저 하늘이나 보게.
김기호 화가
저작권자 © 가톨릭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