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의 집] 이곳에서의 유일한 해방은 죽음이다
상태바
[일꾼의 집] 이곳에서의 유일한 해방은 죽음이다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19.07.15 2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10월 26일

 

이곳의 가난을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바우어리 사람들의 삶에 관한 단순한 사실들과 동부빈민가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하여 어떻게?

이곳에는 전혀 사생활이 없고 낡은 옷들은 기증된 것이며, 욕실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같이 써야한다는 사실, 아무도 전혀 혼자 먹을 수 없고 끊임없이 공동생활을 하도록 강요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놈팽이”가 아니라 버려진 가난한 사람들이며 실업자이고 노인들, 정신 지체인들, 그리고 약물중독인들이라고 말해야 하나? 이 사람들은 이런 상태를 그들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억지로 그렇게 만들었으며 그래서 지금의 암흑속으로 쫓겨들어온 것이라고?

분명히 논리가 선다. 그렇다면 이 일기는 논리가 있을 것인가? 이곳에도 다른 데처럼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인가, 아무런 발전도? 전혀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상황과 구조를 다시 구성하여 어떤 희망을 확인할 정도로 발전이 가능할까?

이곳에서의 삶은 차곡차곡 복잡한 계획에 의하여 그럴듯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삶이 아니다. 낮에는 싸움과 욕설이 판을 치고, 무섭고 유기된 채 신세만 지는 밤들이 계속되는 이곳이다. 이곳에서의 유일한 해방은 죽음이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죽는 것조차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