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의 집] 자기를 위장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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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의 집] 자기를 위장할 곳
  • 마크 H. 엘리스
  • 승인 2019.06.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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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10월 14일

[10월 14일]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한달반쯤 살고 나니까 솔직히 말해 몇가지 할 말이 있다. 즉 일꾼운동은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고, 헐벗은 이들을 입히며, 갈데없는 사람들을 머물게 한다. 일꾼운동은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기부금과 자원봉사에 의하여 유지되며 한 지붕아래 살고있는 공동체가 있다.

나 자신은 좀 의심스럽지만, 내가 사랑의 마음을 가졌다고 번갈아가며 칭찬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이곳에 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하여 자신을 단련하고 있다. 즉 나의 젊음, 가족, 교육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인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약간 혼란스럽긴 하지만 나를 정직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다.

랄프는 이런 사람들 중에 하나이다. 매일 아침 나는 그에게 노출된다. 그와 부딪치면 나는 악마이고 그 안에서 어떤 진실을 깨닫게되면 나는 성인이 된다. 특히 죠안은 항상 내가 이곳에 있을 권리가 있으며, 삶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방문하는데 있어 어떤 자극이 필요하다고 나에게 끊임없이 알려주는 사람이다.

죠안은 과거에는 꽤 성공한 예술가였는데 지금은 일꾼의 집 지하실 의자에서 잔다. 죠안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옳다. 나는 가난해진다는 것 혹은 완전히 파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곳은 위장이란 전혀 용납치 않는 곳이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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