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하루에 스무 시간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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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하루에 스무 시간을 잔다
  • 마크 엘리스
  • 승인 2019.03.25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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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9월 8일

환대의 집에는 공동체가 살고 있었다. 3층에는 여성들이 두개의 개인방과(그 중 하나는 도로시 방이다) 거리에서 들어오는 여성들, 자원봉사자 여성들이 함께 쓰는 다섯개 침대가 있는 큰 방이 있다. 이들 중에 어떤 사람들은 영구히 살고있지만, 대부분은 몇 주나 몇 달을 지내고 떠난다.

오래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두 여인은 점심과 저녁을 먹으러 밑에 내려가는 것 이외에 방을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계단을 기어올라간다. 천천히 발을 옮겨 그들앞에 놓여있는 층계를 올라갈 적에 균형을 잡는다. 그리고 계속 올라갈 힘을 애써 모은다.

4층에는 영주하는 남자들이 있다. 대부분은 50대의 나이이며 가톨릭일꾼 집에 10년 이상 살고 있는 남자들도 있다. 3층처럼 큰 방이 기숙사처럼 있고 그 뒤에 두개의 반(半) 개인방이 있다. 일꾼공동체처럼 바쁜 곳에서, 매일 약 오백명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집에서 이 두층의 방들은 그래도 꽤 떨어져 있고 그래서 약간 신비스럽기도 하다.

5층은 잠시 머물다 가는 남자들과 남자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나는 부엌에 로버트와 함께 있고 양쪽 끝에 있는 두 개의 개인방에는 영주자들이 살며 가운데 복도는 기숙사 스타일이다.

여기 있는 어떤 남자들은 운이 다했거나 정신적 문제들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불행과 정신문제가 겹친다. 모두가 실업상태이고 주눅이 들어 있다. 그런데 왜 그렇지않겠는가? 그들은 우리가 정상이라 생각하는 것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건강도 없다. 돌봐주는 가족도, 돈을 버는 일도, 사회에서의 자리도 없다. 여러측면에서 그들은 인간가족으로부터 잘려나가 있다.

게을러져서, 사람들은 낮의 이상한 시간에 잠을 잔다. 던은 그 좋은 본보기이다. 그는 마흔살 즘 되었으나, 읽지 못하고 허드렛일이나 할 뿐이다. 가족도 없고 일도 없다. 집에서 던은 마루와 계단을 걸레질한다. 그리고 나면 내려와 접시를 씻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잠을 자고 어떤 때는 하루 스무 시간도 잔다.

두 주일마다 그는 이틀동안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다. 어디에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돌아올 때면 그의 침대는 언제나 남겨져있고 돌아올 때마다 더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출처]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 마크 엘리스, <참사람되어> 1996년 9월호

마크 H. 엘리스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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