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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종 "평화 정착은 전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코-45
프란치스코 교종은 2014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에 도착해 미사 집전 장소로 향하던 도중 예정에 없이 차에서 내려 분리장벽 앞에 손을 얹고 기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가로막은 8m 높이의 분리장벽은 두 국가의 오랜 갈등을 상징하는 장소이다. 교황은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베들레헴으로 곧바로 날아왔다. 이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경유해 서안지구로 온 전임 교종들과는 다른 행보로, 이스라엘의 점령을 인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사진 및 참조=경향신문)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보다 먼저 방문한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9월 1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함께 정오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시리아의 내전 종식과 평화를 위해 9월 7일을 ‘시리아와 중동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단식과 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날 교황은 이렇게 호소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저는 세상 모든 곳에서, 모든 민족들과 한 인류 가족,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커져가는 고뇌와 더불어 점점 드높아지는 외침에 저의 목소리를 보태고자 합니다. 이는 평화를 향한 외침, 힘주어 부르짖는 외침입니다.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을 바랍니다. 우리는 평화의 사람들이 되고자 합니다. 분열과 분쟁으로 찢기고 갈라진 우리 사회 안에 하루 빨리 평화가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의 전쟁은 결단코 안 됩니다!”

교황은 “사람들이 저마다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를 염원하고 평화로 나아가기를” 기원했다. 교황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주최국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대화와 협상을 통한 시리아 내전 종식을 촉구했다.

2014년 사흘 예정으로 중동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날인 5월 24일 제일 먼저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 가서, 요르단으로 피난 온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전쟁을 원하는 사람들, 무기를 만들고 파는 모든 사람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를 드린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전쟁의 비극을 바라보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고국을 떠나 고통 받는 것을 보면서 나는 누가 이 사람들에게 무기를 팔았는가 생각하게 된다.”고 안타까운 심경도 드러냈다. 교황은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여준 요르단 정부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이 모든 증오와 악행의 뿌리는 돈에 대한 사랑”이라고 지적하며, 시리아의 내전 사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교황은 다음날인 25일 요르단을 출발해 제일 먼저 팔레스타인 지역인 서안 지구 베들레헴으로 직행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수반의 환영식에 참석했다. 이전 교황들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를 거쳐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들어갔던 관례를 깨는 일이었다. 당시 바티칸 당국이 만든 공식 프로그램 책자에서 아바스 수반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대통령’으로, 베들레헴 수반 관저를 ‘대통령 궁’으로 적어놓음으로써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셈이다.

여전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2012년 11월 유엔 총회에서는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 가자 지구 및 동 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국가’를 비회원 옵서버로 인정했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구유광장으로 가는 길에 세 면에 걸쳐 베들레헴을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 분리장벽 앞에서 내려 담장에 이마를 대고 잠시 침묵의 기도를 드렸다. 이스라엘은 분리장벽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보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차별과 배제의 장벽이다. 교황은 팔레스타인 국기와 바티칸 국기가 나부끼는 광장에서 미사를 마치고 텔아비브로 이동하기 전에 20여 분 동안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도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맨 왼쪽),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왼쪽 둘째), 그리스 정교회 바르톨로뮤 총대주교(맨 오른쪽)와 함께 바티칸 정원에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나무를 심고 있다. (사진 및 참조=한겨레)


평화의 올리브 나무 

교황은 이스라엘을 제일 마지막에 방문했다. 전날 팔레스타인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한 데 보상이라도 하듯이, 26일에는 홀로코스트와 테러로 숨진 유대인의 추모지를 참배했다.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 방문한 교황은 희생자 유골당 앞에서 기도한 뒤 ‘기억의 홀’에서 노랗고 흰 꽃 화환을 바쳤다. 이어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6명의 유대인들 손에 일일이 입을 맞추고 나서, 그들이 나치 시절 겪은 이야기를 경청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주님, 여기 우리는 당신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들이 자행한 일 때문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600만 명이 희생된 홀로코스트에 대한 분명한 비판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는 2009년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보여준 애매한 태도와 비교된다. 교황은 유대인들이 신성한 기도를 올리는 통곡의 벽에서도 기도를 했으며,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테러 희생자 추모관을 들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교황에게 베들레헴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운 이유를 해명했다.

순방 이후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메오 1세와 유대교, 가톨릭, 이슬람교 신자 등을 6월 8일 바티칸 정원에 초대해 ‘중동 평화를 위한 합동기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에게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해 용기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전쟁 때문에 너무 많은 어린이가 숨졌다면서 “이런 순수한 죽음들에 대한 기억이 평화적 대화와 공존을 위한 모든 작업에 인내와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전쟁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합동기도회를 마치면서 교황은 이스라엘 페레스 대통령과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더불어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 

[출처]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 한상봉, 다섯수레, 2014

한상봉 이시도로
<가톨릭일꾼> 편집장
<도로시데이 영성센터> 코디네이터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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