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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정채봉 프란치스코 (1946.11.3-2001.1.9) 선종 18주년

존경하는 정채봉 프란치스코 선생님 (1946. 11. 3 ~ 2001.1. 9) 선종 18주년!
하늘나라에서 엄마와 함께 이 땅에 휴가와서 노란뱀의 독을 빌려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린왕자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그렇고 마음이 그러하며, 동심이 또한 그렇지 않습니까?"( 2000년, 소천아동문학상 수상 소감)

2002년 고 정채봉 시인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서울 대학로 샘터파랑새 소극장에서 참석자 모두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시작합니다. 당시 92세의 수필가 피천득 선생님, 형을 따라 물새가 되고 싶어하던 의동생 정호승 시인, 화가 조광호 신부님 , 원불교 박청수 교무님, 선생님을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가수이자 작곡가인 노영심씨가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다섯살배기 떠돌이 고아가 폭설 속에 암자에 갇혀 지내다 맑고 깨끗한 동심으로 부처가 됐다는 고인의 동화 <오세암>처럼 고인도 우리 마음 속에 하얀 동심의 화석으로 자리잡고 있다" (피천득)

"험한 세상을 밝혀준 동심의 등대지기가 없으니 우리 앞 길이 얼마나 캄캄할까" (정호승)

고인의 생전 육성이 흐릅니다.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믿음을 나도 믿는데, 내겐 아름다움 대신 동심이 믿음의 대상이다."

어린 딸의 앞 날을 걱정하며 남기신 병상에서의 마지막 작별 말씀!

“간절한 바람은 이뤄진다. 이 악물고 살아라”

그 딸(리태)은 동화작가로 성장하여 아버지의 말씀을 실현합니다. 청정한 마음으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글을 남기고 가신 선생님의 <바람의 기별>을 골라 읽어봅니다.

'준주성범'의 방법!

[그의 아버지는 헌 집만을 헐러 다니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두 개의 헌 벽돌을 내밀며 말했다.
“이 벽돌 중의 하나는 감옥이었던 건물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였던 건물의 것이다. 어떻게 다른지 한번 생각해 보려무나.”
그는 두 벽돌을 창문턱에 올려 두었다. 그런데 어린 조카가 그의 방에 들어와 놀다가 벽돌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좋아, 저건 싫고.”
그는 어린 조카가 좋다고 한 벽돌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 속에는 빛이 스며 있는 듯 따뜻해 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그 곁의 다른 벽돌 속에는 어둠이 스며든 듯 무겁게 만 느껴졌다. 그는 아버지 방으로 건너가 두 벽돌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예수님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그가 대답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닮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돈을 닮고, 권세를 좋아하는 사람은 권세를 닮습니다. 그리고 명예를 따르는 사람은 명예를 닮고요.”
아들이 말을 맺었다. 
“교회에 쓰인 벽돌과 감옥에 쓰인 벽돌의 느낌이 각각 다른 것은 돌까지도 서로 닮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야 일러 무엇 하겠습니까.”]

 

정채봉 선생

'관계의 주파수'를 맞추는 방법!

[이번에는 딸아이가 물었다. 
“그러면 아버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면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 하지요?” 
“그거야 동정의 주파수지.” 
아버지가 설명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사정을 말하면 자기 경험 또한 끼어 넣으려고 안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이 이야기할 때는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들어 주는 것이다.” 
딸아이가 다시 물었다.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면 어떤 주파수에 맞춰야 하지요?”
“그거야 겸손이지. 스스로 낮아지고 비워지지 않고서는 그 주파수가 맞춰지지 않는단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주파수가 열리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 바라는 것만을 잔뜩 늘어놓고선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은 들을 생각도 않고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딱 내려놓지.”
아버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한테 모든 주파수를 다 열어 놓고 나무 아나운서를 통해, 날씨 아나운서를 통해, 풀잎 아나운서를 통해 당신의 말씀을 열심히 전하고 계신다.”]
-(정채봉, 바람의 기별, 2002)

 

정채봉이 지은 책들.

그리고 첫날이면 가끔 읽으며 새기는 <첫마음>」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두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프란치스코 선생님 !

굴뚝 위에 서 있는 무례하고 인정없는 이 신산한 시대에 사람다운 품위와 자비가 시나브로 자라나도록 하느님께 빌어 주십시오.

방진선 토마스 모어
남양주 수동성당 노(老)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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