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4QMMT-'율법의 행위'와 '의로움'
상태바
[예수, 그 낯선 분] 4QMMT-'율법의 행위'와 '의로움'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8.12.23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수와 율법 - 8

역사적 예수와 바오로의 연구와 관련하여 4QMMT가 중요한 이유는 이 사본에 “몇몇 율법의 행위들”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그것이 이 사본의 명칭이 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사본의 발표 이후 쿰란과 바오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율법의 행위”라는 표현이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사실 “율법의 행위들”이라는 표현은 바오로의 사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표현은 바오로의 서간 중 로마 3,20.28; 갈라 2,16(3회); 3,2.5.10에서 총 8회 등장 한다. 그러나 이 표현은 구약성경 뿐 아니라 제2성전 유다이즘, 라삐 유다이즘의 그 어떤 라삐 문헌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바오로 서간에서 유일하게 사용된 유일한 표현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바오로의 “율법의 행위들”에 상응하는 히브리어 표현이 마침내 4QMMT에서 발견된 것이다. 4QMMT의 전체 구성에서 우리의 주제인 바오로 연구와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은 바로 결론적 권고인 C 부분이다. 4QMMT의 결론에 해당하는 C 부분은 C 1-12(=4Q397 14-21), C 13-17(=4Q398 14-17 i), C 18-24(=4Q398 11-13), C 25-32(=4Q398 14-17 ii)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는 C 26b-32의 본문을 자세히 읽으려한다.

4QMMT C 26b-32 : “우리는 당신에게 몇몇 율법의 행위들에 대하여 적어 보냈다. 우리가 결정한 것들은 당신과 당신 백성에게 유익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당신이 율법에 대한 통찰력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당신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나쁜 생각과 벨리아르의 충고로부터 멀어지도록 하느님께 간청하여라. 그때 당신은 우리말의 핵심이 사실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즐거워할 것이다. 그것은 당신에게 의로운 것으로 인정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과 이스라엘의 유익을 위하여 하느님 앞에서 올바르고 좋은 것을 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본문은 4QMMT의 결론에 해당하는데 사본의 목적을 분명히 밝힌다. 26행의 “우리는 당신에게 적어 보냈다”는 표현은 4QMMT의 문학 양식이 편지라는 주장의 근거이다. 발신인은 “우리”로 표현되고 수신인은 단수 2인칭으로 제시된다. 그리고 동사 “적어 보내다”가 율법이나 법적 규정과 관련되어 사용되는 용법은 2열왕 17,32; 에스 8,8; 9,23 등에 나타난다.

27행의 “몇몇 율법의 행위들”은 4QMMT의 전체 문맥 안에서 살펴볼 때 B 부분 1-82에서 서술된 20여 개 이상의 율법 규정들의 실천을 의미한다. 즉 희생 제물, 정결, 결혼, 성전과 관련된 규정들로서, 율법을 준수하고 이행하기 위해 실천해야할 행위들을 가리킨다. 4QMMT의 이 규정들은 “우리”-그룹이 다수의 백성으로부터 분리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4QMMT C 7). 따라서 이 “율법의 행위들”은 일종의 경계를 의미한다. 즉 이 표현은 율법 전체의 준수를 지시하기 보다는 “우리”-그룹과 다수의 백성을 분리하는 특정한 율법 규정들로서 정결과 부정 사이의 경계를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그룹의 전체성을 표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쿰란 공동체의 초기 역사와 기원을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4QMMT는 “율법의 행위”라는 표현이 제2성전 유다이즘 안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따라서 바오로의 “율법의 행위”에 관한 신학사상은 4QMMT와 그 역사적 맥락과의 연관성 안에서 정확히 해석될 수 있다.

우리 본문인 4QMMT C 26b-32의 바로 앞 본문인 C 23-26a은 이스라엘 왕들과 다윗에 관한 것이다. “당신은 이스라엘의 왕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행위들을 생각하라. 그들 중에 율법을 존중했던 이는 곤경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들은 죄를 용서 받았다.”(C 23-25a). 4QMMT는 수신자들에게 이스라엘의 왕들을 본받으라고 권유하는데, 이것은 당시의 역사적 배경 안에서 요나탄 마카베오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이 있다. 특히 4QMMT는 다윗을 기억되어야 할 대상으로 제시한다. “당신은 다윗을 기억하여라. 그는 경건한 행위를 행한 사람이었다. 그는 수많은 곤경에서 해방되었고 용서받았다.”(C 25b-26a).

이와 같이 경건한 행위, 해방과 용서의 모범임을 언급함으로써 4QMMT는 다윗을 본받아야할 이상적인 왕으로 제시하는 재해석을 시도한다. 그런데 다윗 전승에 대한 재해석은 CD V 1-6에도 언급된다. 이 본문은 벨리아르의 세 개의 함정인 음행, 부(富), 성전의 세속화를 다루는 CD IV 13-19의 맥락 안에 위치한다. 이것은 4QMMT C 26b-32의 문맥과 29행의 “벨리아르의 충고”라는 표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31행의 “그것은 당신에게 의로운 것으로 인정될 것이다”은 “올바르고 좋은 것”과 연결된다. 의로움의 인정과 관련되는 표현은 창세 15,6; 시편 106,31, 1마카 2,52; 희년 30,17에도 나타난다. 우리 본문의 문맥 안에서 의로움은 “율법의 행위”와 관련 있다. 즉 4QMMT는 쿰란 공동체의 존재이유와 의로움에 이르는 방법으로서 “율법의 행위”를 제시한다.

송창현 미카엘 신부
지곡성당 주임, 성서학

 

<가톨릭일꾼> 종이신문을 구독 신청하려면 아래 배너를 클릭하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