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낯선 분] 4QMMT, 정의의 스승”이 악한 사제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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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 낯선 분] 4QMMT, 정의의 스승”이 악한 사제에게 보낸 편지
  • 송창현 신부
  • 승인 2018.12.1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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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율법 - 7

제2성전 유다이즘에 대한 “새 관점”은 새로운 고고학적인 발견에 그 토대를 둔다. 특별히 유다이즘에 대한 새로운 전망은 쿰란 사본에 의해 제시되었다. 팔레스타인 유다이즘 연구를 위한 일차적인 사료인 쿰란 사본의 발견은 율법 연구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특히 1991년을 기점으로 쿰란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왜냐하면 쿰란에서 발견되었으나 그 이전까지 발표되지 않았던 제 4, 11 동굴의 중요한 사본들이 1991년 이후에 비로소 공식적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본들의 발표는 제2성전 유다이즘에 관한 그 이전의 연구 결과들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가설들이 제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1991년 이후에 발표된 쿰란 사본 중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4QMMT이다. 쿰란의 제 4동굴에서 발견된 히브리어 사본인 4QMMT는 4Q394-399의 여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본의 발표는 쿰란 사본 국제 위원회의 스트러그넬(J. Strugnell)에게 맡겨졌다. 그 후 그는 킴론(E.Qimron)과 함께 이 사본의 예비판을 1985년에 발표하고 마침내 1994년에 DJD의 공식판(editio princeps)을 발표하였다.

고문서학적인 분석에 따르면 4QMMT의 사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후기 하스모네아 시기에서 초기 헤로데 시기, 즉 기원전 1세기 후반에 필사된 것이다.

공식판의 발표자들은 4QMMT의 여섯 사본들 중에서 서로 중복된 부분을 종합하여 혼합 본문을 구성하였는데 A, B, C 부분으로 나누었다. A 부분에는 4Q394, B 부분에는 4Q394-398, C 부분에는 4Q397-399의 사본이 포함된다.

4QMMT의 A 부분은 달력에 관한 것인데, 364일로 이루어진 태양력을 소개하고, 안식일과 축제일의 목록도 제시한다. 이 태양력은 쿰란의 다른 사본들에서도 발견된다. 이와 같이 4QMMT는 쿰란 공동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용하던 354일의 태음-태양력과는 다른 달력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문헌이다. 이 달력의 문제는 쿰란 공동체가 당시의 다른 유다이즘의 그룹들로부터 분리된 이유들 중 하나이었다. 4QMMT의 B 부분은 율법 규정의 준수에 관한 것이다. 즉 할라카(Halakha) 부분이다. 이 부분에는 “우리”-그룹, “너희”-그룹, “그들”-그룹이 서로 20여개의 율법 항목에 대하여 논쟁하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이들 세 그룹의 정체와 성격을 밝히는 것은 4QMMT의 해석 뿐 아니라 당시의 유다이즘 연구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4QMMT의 C 부분은 결론적 권고에 해당한다.

4QMMT의 전체 구성과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4QMMT A 19-21은 달력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4QMMT B에는 다양한 율법 규정들(1-82)이 제시된다. 서론(1-3), 이방인의 밀 예물에 관하여(3-5), 속죄 제물에 관하여(5-8), 이방인의 희생 제물에 관하여(8-9), 곡물 제물에 관하여(9-13), 어린 암소의 정결에 관하여(13-17), 짐승의 가죽에 관하여(18-23), 성전과 예루살렘에 관하여(27-35), 어머니와 자녀들에 관하여(36-38), 이방인과 장애인들에 관하여(39-49), 눈먼 이에 관하여(49-51), 귀머거리에 대하여(52-54), 흐르는 액체에 관하여(55-58), 개들에 관하여(58-62), 과일 나무에 관하여(62-64), 나병환자에 관하여(64-72), 시체에 관하여(72-74), 음행에 관하여(75-76), 섞여진 짐승에 관하여(76-77), 섞여진 옷에 관하여(77-78), 섞여진 씨앗에 관하여(78-79), 사제의 결혼에 관하여(79-82). 마지막 부분인 4QMMT C 1-32은 결론적 권고이다.

공식판의 발표자들에 따르면, 4QMMT의 문학 양식은 편지이다. 즉 이것은 쿰란 공동체의 창설자인 “정의의 스승”이 그의 반대자인 “악한 사제”에게 보낸 일종의 편지이다. 따라서 이 사본의 역사적인 기원은 기원전 159-152년 사이에 존재했던 쿰란 공동체, 혹은 이 공동체가 형성되기 직전의 그룹이다. 이 그룹의 지도자인 “정의의 스승”은 당시 예루살렘 성전의 대사제였는데, 그는 4QMMT에서 “너희”-그룹으로 표현되는 다른 그룹에게 편지를 쓰면서 “우리”-그룹으로 표현된 자신들의 율법 규정 준수를 따르도록 설득하고 있다.

이 “너희”-그룹은 “당신”과 “당신의 백성”으로 구별되는데, 여기서의 “당신”은 바로 이 편지의 수신인으로서 쿰란 공동체로부터 “악한 사제”로 불려지는 인물인 요나탄 마카베오이다. 한편 4QMMT이 발표된 이후 몇몇 학자들은 율법 규정 준수와 관련하여 “그들”-그룹으로 표현된 이들의 입장은 후일 바리사이로 불리는 이들의 성향과 유사하고, “우리”-그룹의 입장은 라삐 문헌들에서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사두가이의 성향과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4QMMT의 내용과 역사적 배경은 그것이 사두가이의 문헌이라는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만든다.

송창현 미카엘 신부
지곡성당 주임,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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