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인] 농부 이시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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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성인] 농부 이시도르
  • 김신윤주
  • 승인 2016.05.17 12: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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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기념일 5월 15일

1662년 3월, 가톨릭 종교개혁을 이끈 네 명의 거인들을 포함한 다섯 명의 위대한 성인들이 함께 시성되었다. 성 이냐시오,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 테레사, 성 필립보 네리, 그리고 다섯 번째 성인 이시도르는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는 어떤 교단을 설립했거나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이 아니다. 또한 어떤 가르침을 남기지도, 제자들에게 영감을 주지도 않았다.

이시도르(1070-1130)는 그저 땅을 일궜다. 그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일생 동안 한 명의 부유한 지주를 위해 일을 한 농장 노동자였다. 착한 아내 마리아 사이에서 아들을 하나 얻었으나 어린 나이에 죽었다. 그 사건은 그에게 이 세상에서의 고통과 수고로움, 그리고 모든 가난한 농장 노동자들의 슬픔을 깊이 깨닫게 했다. 그 이후 그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그의 깨달음과 믿음을 동료 농민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매일 미사에 참석하고 들에서 일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기도를 하였다. 이시도르의 믿음에는 눈에 보이는 표징과 기적들이 따랐다. 예를 들면 그가 밭을 가는 동안 천사가 나타나서 도왔다고 기록되어있다. 또한 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푼 아낌없는 사랑과 호의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식탁은 언제나 가난한 주민들에게 열려 있었고, 그들이 배를 채우는 동안 자신은 남은 음식으로 만족했다.

그의 사랑과 호의는 동물들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겨울날, 그는 배고픈 새들의 서글픈 소리를 듣자, 곧바로 옥수수 자루를 가져와 새들에게 절반을 부어주었다. 사람들이 가난한 그의 낭비를 어리석다고 나무랐지만, 곧 그의 자루가 가득 채워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다른 수 없이 많은 비슷한 일화가 1120년 5월 15일에 세상을 떠난 이 거룩한 농장 노동자 앞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전설적인 기적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주 평범한 그의 삶이다. 그는 오롯이 한 명의 “작은 사람”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다. 수도자가 아님에도 일생을 노동과 기도로 보냈고, 자신도 가난하지만 아낌없이 자선을 베풀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으며 천사들과 교류했다. 시성된 그 모든 성인들 중에서 그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다를 지도 모르겠다.


Shine Shin-Kim, 김신윤주 수산나.
아티스트, 작가. 뉴욕에서 대중참여예술인 원하트 프로젝트 시작. 한반도의 평화와 인권, 사회정의, 위안부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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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2016-05-23 02:18:07
맞습니다. 하늘나라는 단순하고 겸손하고 하느님안에 마음이 가난한 자들의 것이니까요. 제가 수도자이지만, 참된 복음의 가치를 충실히 삶으로 살아가는 평신도들을 만날 때 살아계시는 하느님을 체험하게 되고, 활력과 귀감이 됨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