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선 시] 아주 잠시-19
먼지
내 죽으면 그대가 되리
한 알의 먼지가 되어
꽃이 되고 하늘이 되고 내 그리운 이의 가슴도 되어 보리
바라보고 끌어안고 만져 보아도
결코 하나일 수 없던 우리들의 슬픔, 그 외로움.
내 죽어 먼지가 되면
고즈넉한 황혼
풀잎을 스치던 바람의 속삭임도 들을 수 있으리
거기 누워 세상을 보면 알수 있을까
하늘이 바로 땅인 것을
실은 우리의 그 모든 것이 하나이었던 것을.
조희선
시인. 청주 거주. <거부할 수 없는 사람>,
<타요춤을 아시나요> 등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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