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선 시] 아주 잠시-16
길 위의 인연
당신과 상관없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세상 저 끝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한숨을
들이마시는 공기에서 떼어놓을 수 없고
신문 한 귀퉁이를 맴돌다 사라지는
생계에 목 졸린 어느 가장의 절망을 모른 척 외면할 수도 없다
한때
그토록 빛나고 아름답던 것들이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건 거짓말
그것은 여전히 이 세상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남아
우리의 주변을 맴돈다.
내게 이웃으로 왓으나 내가 지나쳐 버린 많은 것들이
여전히 내 가는 길 위를 서성이고 있다.
조희선
시인. 천안 거주. <거부할 수 없는 사람>,
<타요춤을 아시나요> 등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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