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데이, 모든 것은 은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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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 모든 것은 은총이다
  • 짐 포레스트
  • 승인 2018.07.0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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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데이

도로시 데이는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고통, 그리고 아름다움이 깊은 관계를 이루어 가기를 너무나 열망했던 여성이었다. 또한 도로시 데이는 가난한 이들이 고통 속에서 경험하는 육체의 삶과 영의 삶에, 그리고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도 똑같이 초점을 두었다. 도로시는 이 모든 것을 공동체 안에서 수행하라는 부르심을 느꼈고, 평화를 위하여 일하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것이 참으로 “기쁨의 의무”라는 확신에 의하여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었다.

매우 이른 청년기부터, 도로시 데이는 나중에 싹이 트고 자신의 회심과 종교적인 염원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가톨릭일꾼의 창립에도 영향을 줄 씨앗들을 키웠다. 평범한 성공회 교인의 가정에서 자라난 도로시는 그가 어린 소녀였을 때 시카고의 한 이웃이 들려준 성인의 이야기를 기억했다.

“나는 그와 같은 고결한 일에 참여하고 싶은 갈망이 터져 나왔다. … 나는 자연적인 충동으로 가득 찼고, 영적인 모험이 가능하다는 깨달음으로 전율을 느꼈다.”

그런 갈망과 함께 다가온 것은 신심의 실험이었다. 그래서 성인들이 수도원 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보자고 동생 델라를 설득시키기도 했다.

시카고의 일리노이 대학에 다닐 때는 새로 발견하게 된 자유에 들떠서, 도로시 데이는 기꺼이 편안함을 희생하고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번 돈은 책을 사는데 모두 쓰고,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읽으며,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씨앗은 열여덟 살에 뉴욕시로 이사했을 때에야 비로소 자라날 것이었다.

<대중들>과 <부르심>같은 좌파 신문에서 도로시는 적은 임금으로 계속 일하며, 의미 있는 기사라면 언제나 글 쓰는 것을 사양하지 않았다. 이때에 도로시가 썼던 글과 나중에 도로시가 몰두했던 삶 사이에는 굳건한 연결점이 있었다. 그의 영웅들은 매우 다양한 영역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위대한 개인적 희생으로 목표를 향하여 투쟁했던 모든 사람들, 성인들로부터 사회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총망라 되었다.

 

사진출처=thevalueofsparrows.com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

도로시 데이의 개성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고, 그의 놀라운 인격이 두드러진 부분은 ‘아름다움을 보고 경험하는 능력’이었다. 어려서부터 열렬한 독서가였던 도로시는 책과 음악에서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영감을 발견했다. 도로시는 단어들을 사랑했다. 단어들이 서로 한데 꿰매어져 계절을 바꾸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비약하였다. 또한 그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평범한 것들을 묘사하면서, 그것이 자신을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고 기뻐했다.

이러한 독서는 도로시를 번번이 세상 속으로 밀어냈다.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을 읽은 후 도로시는 시카고의 빈민가를 샅샅이 걷느라고 시간을 보냈다. 이 가난한 이웃 가운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제라늄 잎의 향기, 토마토 나무, 금잔디를 발견했다, 목재, 석탄의 냄새, 커피 볶는 냄새, 작은 독일 빵가게에서 나오는 맛있는 빵과 롤 그리고 커피, 케익 냄새. 여기에는 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도로시는 그때 그냥 보통의 소녀였다. 이 능력이 그대로 남아 일평생 사는 동안 혼돈 한 가운데에서도 그에게 위로를 주었다. 여든한 살에 도로시는 ‘메리하우스(mary house)’의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며 이렇게 썼다.

“정확히 아침 8시 5분에 아침 해는 길 건너 건물의 층들을 물들이며, 회색 벽돌로부터 빨간 벽돌까지 뻗어나간다. 아름다운 장면이다. … 플라타너스 나무가 차가운 동풍에 흔들린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그리고 이제 나무 한 편이 3층의 방들에 뻗쳐있고 해가 재빨리 퍼지자 온통 황금색으로 물든다. … ‘나의’ 나무는 이제 태양으로 빛난다!”

손노동, 아름다움, 책들과 개인의 희생… 이런 것들이 아이 때부터 시작된 도로시 데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들이다. ‘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주제는 이렇게 정교하게 짜여졌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도로시의 삶속으로 스며들어 오면서 우리들도 이러한 요소들을 따르게 되었고, 가톨릭일꾼이 계속 투쟁하고 분투하는 주제와 철학이 되었다.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민감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러한 요소들의 선물이 도로시로 하여금 세상 속에 온전히 현존하도록 이끌었다.

 

가톨릭일꾼운동, 그는 즉시 일을 시작했다

도로시 데이는 세상의 가장 작은 조각과 더불어 더 큰 그림에 관심을 가졌다. “더럽고 썩어빠진 체제”의 희생자가 문밖에 왔을 때 슬퍼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나라에 전쟁의 죄악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깨어 있었던 여성이었다. 용기와 고집 센 천성을 지녔던 도로시는 보고 들었던 경험에 바탕을 두고 구체적인 일을 추진하였다. 그는 피터 모린을 만났고, 그의 끝없는 가르침을 들었고,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는 말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고, 토론해야 할 생각들이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가톨릭일꾼> 신문을 만들기 시작했다. 노숙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 머물 집이 필요하다고 느끼자, 곧바로 제 집을 내놓아 스프를 끓이고 커피를 내왔다. 가톨릭일꾼운동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항상 깨닫고 나면 즉시 필요한 일을 시작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1933년, <가톨릭일꾼> 신문 첫 호가 뉴욕 유니언 광장에서 배부되는 역사가 이루어졌다. 도로시 데이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 이야기로 확대되었다. 도로시는 애덕 활동, 전쟁에 대한 비폭력 저항, 그리고 정의를 위한 투쟁이 결코 따로따로 할 수 없는 일임을 깨달았다. 도로시는 정직하게, 또 부지런히 자신의 삶을 기록했고 성찰했다. 때때로 그 정직함에 가슴이 미어진다. 우리는 도로시가 성취했던 것에 놀라고 영감을 받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성취 뒤에는 훨씬 더 많은 슬픔과 외로움이 있었다는 사실에 더 놀라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깊은 영감을 받는다.

도로시 데이는 지금 당장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에 집중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는 단지 젊은 얼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초췌한 당신의 얼굴을 본다. 단지 모호하고 일반적인 약속만을 분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재능과 선물을 분별해 주었다. 대중들은 도로시에게 가장 편안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아마도 그의 삶을 분석한 학문적인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도로시 데이는 오히려 다른 봉사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신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놀라운 가능성들을 당신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참사람되어>, 2013년 4월호
[원출처] <가톨릭일꾼> 신문, 2011년 6~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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