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영적인 식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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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웬] 영적인 식민주의
  • 헨리 나웬
  • 승인 2018.05.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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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페루의 쿠즈코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죤, 캐시, 나는 주위의 찬란한 잉카유적과 교회들, 박물관 등을 찾아보았다. 그 어떤 때보다도 나는 잉카제국 건물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감명을 받았다. 거대한 신전들, 감시탑, 그리고 세례대들은 “거짓말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그리고 게으르지 말라”라는 규칙에 의해 인도되는 사람들의 작품이었다.

그들은 또한 태양인 하느님과 많은 다른 신들에 대한 강력한 신심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나는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놀랐는데, 그것은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이곳에서 발견한 문화와 종교에 너무나 무감각했다는 사실이었다.

 

사진출처=pixabay.com

그 때에 나는 구스타보 구티에레즈의 해방신학이 실제로 얼마나 급진적인가를 갑자기 깨달았다. 그의 해방신학은 사람들과 함께 시작되고 이 땅에 사는 인디안들의 깊은 영성을 인식하고자 하는 신학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늘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보게 된 것과 얼마나 다른가. 그곳에서 우리는 인디안의 종교적 심성에 대한 수세기 동안의 멸시와 잉카 신들의 잔재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폭력적으로 파괴한 역사를 목격했다. 얼마나 큰 자만심이며, 잔인함이고 독성죄인가. 그것은 용서, 사랑, 평화의 하느님의 이름으로 왔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자행한 죄악이었다.

나는 삭사후아만 유적지에 하루 종일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쿠즈코시를 내려다보는 이 신전의 유적들은 그 유적에서 나온 돌로 지은 많은 교회들과 함께 나로 하여금 태양, 달, 별, 무지개, 번개, 땅, 그리고 물의 하느님께 그리스도인들이 그분의 이름으로 저지른 것을 용서해 달라고 청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해방의 새로운 영성은 우리 조상들의 죄악을 참회하고 보속하는 창조적인 형태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죄악들이 내가 자주 고백하고 싶어하는 것보다 내 마음에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영적인 식민주의는 어떤 형태로든지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감사!」중에서

[원출처] <Henri Nouwen>(Robert A. Jonas, Orbis, 1998)
[출처] <참사람되어>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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