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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일꾼, 영적 혁명 공부해 온 2년도로시데이영성센터+가톨릭일꾼 2주년을 맞이하며

"세상과 자신의 혁명을 꾀하는 모든 노력을 담아 소통하고 싶습니다. 인디고는 지혜를 상징하는 제3의 눈이며, 높은 하늘과 깊은 바다의 짙푸른 남색이 가리키는 영성을 뜻합니다. 유니콘은 온 세상을 아우르는 치유의 힘을 가진 전설 속의 짐승이며,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며, 그 뿔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인디고 유니콘은 지혜를 통하여 의식을 성장시키고, 세상을 평화롭게 치유하기 위하여 서로가 소유한 바를 마음으로 나누는 공간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와 혁명입니다. 우리 자신과 세상의 동시적 변형을 꾀하는 것입니다. 그 길에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고 세상을 해방시키리라 믿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었군요. 서울을 탈출하여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짓고, 경주를 거쳐 2006년경 다시 서울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만들었던 인터넷 카페 <인디고 유니콘>의 프로필입니다. 당시엔 철학적 카피가 달린 ‘인디고’라는 담배도 있었고, 부산에 청소년 인문학 잡지 ‘인디고잉’(INDIGO+ing)도 있었죠. 무엇인가 새로운 실험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시골생활 그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영적 혁명’이 필요했던 때였던 모양입니다. 늘 부끄럽게 살면서도 ‘이건 아니지’ 하는 갈증은 여전했던 모양입니다.

마침 기회가 되어, 덜컥 참여하게 된 일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였습니다. 여기서 많이 배우고, 많이 갈등하고, 많이 힘들고, 많이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넷언론에서 9년을 채우고서, 마음이 성큼 달아올라 잡은 일이 ‘가톨릭일꾼’이고 ‘도로시데이영성센터’입니다. “더불어 성장하는 일꾼운동”을 하자는 거였죠. 예수님과 더불어 침묵 속에서 기도하고, 성심으로 공부하며, 기쁘게 일하자는 운동입니다. 그 운동의 물꼬를 트자고 <가톨릭일꾼> 웹사이트와 종이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달리고, 종이신문으로 멈추어 생각하는 자리입니다.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다.”는 말은 예수님 시대뿐 아니라 우리시대에도 여전히 절실한 요청입니다. 사제다운 사제, 수도자다운 수도자, 그리스도인다운 신자들이 늘어나는 그 만큼만 세상과 교회는 진보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도 그렇게 올 것입니다. 영성은 일부 수행자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살며 성찰하는 가운데 하느님, 그분을 느낄 수 있다면, ‘아하! 그렇지.’ 하며 무릎을 칠 수 있다면, 그곳에서 영적 혁명이 시작될 것입니다.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건 아마도 핑계겠지요. 복음적 명령 앞에서 갈등하는 것이겠지요. 마음이 어느 이상 간절하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요즘 ‘가톨릭일꾼’ 차원에서 강의도 많이 했지만, 그 이유는 누굴 가르친다는 마음보다, 이 기회에 내가 더 많이 공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일거리로 하는 독서와 다르게, 가르치기 위해 하는 공부는 질이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공부에서 ‘나의 간절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이 간절한 열망을 풀어내는 길도 찾아내곤 합니다. 도로시 데이와 헨리 나웬, 토머스 머튼은 물론이고, 한 사람을 읽으면 다음 사람이 기다리는 형국입니다. 이 책이 저 책을 불러 세우곤 합니다. 이렇게 배운 바를 나누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예전에 유홍준 선생이 추사 김정희를 이야기하면서 ‘입고출신入古出新’이란 말을 하더군요. “옛것에서 새로움이 나온다.”는 말이지요. 맞는 말입니다. 최근에 분도출판사에서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가 출판되고 있는데, 특히 교부 바실리우스 성인의 복음해설을 읽으며 여러 번 놀라고 여러 번 무릎을 치며 기뻤습니다. 한 꼭지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어떤 부자가 “사는 동안엔 이 모든 것을 내가 누릴 생각이지만, 죽은 뒤엔 내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것”이라고 하자, 바실리우스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아무도 장사하지 않으며, 시합이 끝난 뒤에는 아무도 오지 않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아무도 자신의 용맹을 증명하지 않는다. 이처럼, 이 세상의 삶이 끝난 뒤에는 그 누구도 선행을 베풀 수 없다.” 사는 동안 제 멋대로 살다가 죽고 나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겠다는 말은 믿을 수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평생 쓰고 남은 것으로 하느님과 이웃에게 바치겠다는 고약한 심보는 염치없는 짓이라고 공박합니다.

“착각하지 마시오. 하느님은 우롱당하실 분이 아닙니다.(갈라 6,7) 죽은 짐승은 제단에 봉 귀한 손님에게는 감히 그대가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로 대접할 생각도 못하면서, 어떻게 감히 먹다 남긴 찌꺼기로 하느님의 비위를 맞추려 하십니까?”

이런 이야기는 옛날에나 통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도 펄펄 살아있는 경고입니다. 그러니, 옛 것을 듣고 새롭게 삶을 갱신해야 할 사람은 옛사람이 아니라 지금여기에 사는 사람일 테지요. 공부는 그냥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제대로 돌아보는 지혜를 얻는 과정입니다.

가수 전인권은 쇳소리 창법을 “집에 있는 레코드 2,000장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 추사 김정희는 309개의 비문을 탁본하고, 칠십 평생에 벼루 10개를 밑창 내고, 붓 1,000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면서 추사체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로시데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적은 성인됨에 있다.”고 했어요. 그분은 일꾼운동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가난한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 했으니, 그분을 만나려면 가난한 이들 속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빌라의 데레사 성인은 “천국으로 가는 모든 길이 천국”이라고 했지요. 사랑은 사랑하면서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옛 성인에게서 새로운 성인이 나온다.”는 말을 이루어야 하겠지요. 그분들 말씀을 경청하고, 새겨 드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2016년 5월 시작했으니, ‘가톨릭일꾼’ 2주년이 다가왔습니다. 격월간 종이신문도 12번 발행했어요. 수도권에서 첫 번째 일꾼모임 ‘빵과 물고기’도 첫 발을 떼었습니다. “힘써 배우고, 익힌 바를 실천하자.”는 말이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2018년 부활절입니다. 예수님 제자가 되기로 작심했다면, 걸어서 천국 가는 그 길에 한 발 먼저 올려놓고 기도해 보기로 합시다. “주님, 저희를 도우소서, 당신 가신 그 길을 저희도 따르오리다.”

2018년 4월 13일 한상봉 드림

[ 가톨릭일꾼 www.catholicworke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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